제주 광어 100만마리 죽고, 경남은 594억 날렸다…한반도 바다 뭔일
남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올여름 고수온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의 수산물 피해가 발생하자 자치단체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주광어 올해 100만마리 이상 폐사
1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제주도는 고수온 피해 어민에 수산물 재해보험료와 액화 산소 구매비 등을 지급할 방침이다. 액화 산소는 뜨거운 바다의 용존산소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하면 어류 폐사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고수온으로 제주에서 발생한 양식 광어(넙치) 폐사 피해는 지난 10월 말까지 111만 마리(838t)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수온 폐사 규모가 올해 처음 100만마리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와 함께 지난해부터 아열대 품종인 벤자리와 잿방어를 양식하고 있다. 경남도는 내년에 벤자리 종자 5만 마리를 키운 다음 어업인에게 수정란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또 조피볼락 등 기존 주력 양식어종이 고수온이나 질병에 내성을 갖도록 품종 개량도 시작했다.
경남도는 올해 통영·거제·고성·남해·하동·창원 등 시·군 양식장 744곳에서 어류 2672만3000마리, 전복 60만6000마리, 멍게 4777줄(멍게가 붙어 자라는 줄) 등이 폐사, 피해액이 59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피해액 207억원보다 두배가 넘는 수치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정부와 함께 재해보험료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재해보험료를 최대 90%까지 지원하고, 재해보험에 가입하도록 어민을 독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해보험 가입 가능 어종을 다양화하고 고수온에 취약한 품종은 보험금을 더 주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올해 여수시 등 전남 7개 시·군 양식장 220곳에서 고수온으로 488억원 상당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도 고수온 내성 바지락 100만 마리 방류
강원도는 사육밀도를 조절하고 용존 산소량을 높이기 위한 액화 산소나 산소 공급장치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강원도 글로벌본부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내년에도 고수온이 예상되는 만큼 양식 어가에 재해보험 적기 가입, 양식수산물 밀식 방지 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라고 했다.
정부도 TF 구성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11월 현재 우리나라 바다는 평년 대비 2도가량 높은 수준을 보인다”며 “실시간 수온관측소를 확대하고, 단기 수온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해 어업인에게 더 정확하고 세밀한 수온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강원=박진호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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