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단 만들려고’…미국산 꿀 4년간 3t 몰래 들여온 한약제조업자

세관 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미국산 꿀을 들여와 한의약품을 제조한 업체 대표와 직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7단독(부장 한지숙)은 관세법 및 수입식품 안전관리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업체 대표 A씨(46)와 그의 아내 B씨(43)에게 각각 벌금 3500만원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회사 종업원 C씨(52)에게는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19년 12월∼2023년 11월 모두 765차례에 걸쳐 약 2㎏들이 미국산 꿀 1500개를 세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법하게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공진단 등 한의약품을 만들어 내다 팔려고 했으면서 꿀의 사용처를 ‘자가 사용 소액물품’이라고 써내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 1억2000여만원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소량의 꿀을 여러 번 나눠 수입했기 때문에 세관 당국이 이들의 범행을 알아채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 지인 등 15명의 명의를 번갈아 도용해 꿀을 들여오는 수법으로 수사 기관의 의심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석연찮은 꿀 수입을 눈치챈 수사 기관의 조사가 시작되자 감면받은 관세를 전액 납부하며 선처를 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한약 제조에 쓸 원재료인 꿀을 마치 자가소비용인 것처럼 거짓 신고했고 과세를 피하려고 타인 명의까지 도용했으므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