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단체 "대북전단, 오늘 바닷배 위에서 살포 예정"… 허가 받아야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을 대형풍선에 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납북자가족모임과 탈북자단체가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해상에 어선을 타고 나가 대북전단을 바람에 날려 보낼 예정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부·지자체가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에서 배를 타고 나갈 예정이다. 대형풍선 안에 대북전단 5만장을 넣고 바닷바람에 실어 날려보낸다는 구상이다. 새로 제작한 전단은 '김정은만 사라지면 우리 납북자들은 돌아온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납치된 가족의 생사 확인 목적으로 납북자 가족의 정당한 권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엔 경기 파주시 접경지에서 살포를 시도했지만 경기도와 지역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항해 대남방송으로 쇠 가는 소리, 자동차 브레이크 밟는 소리 등 소음 공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계속 오물풍선을 날리는 것도 표면적으로는 대북전단이 빌미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학 대표는 "북한이 남남(南南)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일부 정치세력들이 북한 의도에 동조해 대북전단을 중단하라는데 어느 나라 국회의원들이냐"고 했다.

최성룡(노란 조끼)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대표가 10월 31일 파주시 접경지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다가 제지당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해상 살포는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바다에 나가려면 해경에 신고를 해야 한다. 해경에 따르면 출항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는 없으나 어선을 고기잡이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사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2008년 10월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에서 이뤄진 살포를 마지막으로 해상에서 전단을 날리는 일은 없었다.

강원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시민단체도 살포를 강행하면 현장에서 제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다. 강원도 철원군 통일촌부녀회 등은 지난달 12일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통선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북한의 소음방송 때문에 일상이 무너졌다"고 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