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정권 바뀌면 책임질 일 생겨"... 일손 놓는 공무원들

손병관 2024. 11. 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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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한 여론조사 전문가의 퇴장

[손병관 기자]

 11월 19일자 조선일보 12면 기사.
ⓒ 조선일보 PDF
1) "정권 바뀌면 책임질 일 생겨"... 일손 놓는 공무원들

지난 10일로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으로 국정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20% 안팎에 그치는 대통령 지지율, 여소야대 국회, '방어주의' 행정, 젊은 공무원들의 인식 변화 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조선일보가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심해가스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으로 사례를 짚었다.

저출산고령 사회위원회는 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 공무원들은 파견을 꺼려서 '상시 구인난'에 시달린다. 중앙부처 과장급 한 공무원은 "대통령이 언급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도 기약 없이 힘이 빠져버린 마당에 누가 가려 하겠느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발표 이후 출범한 산업통상자원부 TF도 지원자가 없어 구성에 애를 먹었다. 세종시 관가에서 '유전 팠다가 안 나오면 감사당할 수 있다' '정권 바뀌면 나중에 책 잡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았고, 이런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빠지면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용산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파견을 꺼리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갈 의향이 있었던 1급 공무원은 최근 부처에서 대통령실 파견 의향을 묻자 "허리도 안 좋고 불면증이 심하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교육부 1급이 가는 국민의힘 수석전문위원 자리도 두 달째 공석 상태다.

퇴근 시간을 어김없이 챙기고, 눈치 안 보고 휴가 가고, 추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책임을 피하기 위해 업무 추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등 젊은 공무원들의 업무 문화가 바뀐 측면도 있다.

중앙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요즘 국감 때 야당의원실 요구를 보면 '부처 산하 공공기관의 5년치 회의 속기록을 모두 가져오라'는 식"이라며 "조금만 난색을 보여도 '국회를 무시하느냐'고 쏘아붙이니 난감하다"고 했다.

2) '이재명 법정구속 가능' 큰소리 치는 한동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재판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으며 그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이 예정된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 대표의 법정구속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023년 9월 21일 국회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때, (위증교사 사건도) 체포동의 요청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사법부가 선고 당일 법정구속하더라도 국회의 체포동의안 통과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법조인들 의견을 물어보니 25일 법정구속의 가능성이 낮지만,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체포동의안이 22대에도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대법원 인신구속사무에 관한 예규에는 판사가 회기 중에 있는 국회의원 피고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려면 그 전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검찰청이나 수사처에 송부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한 부장판사는 "선고 전에 피고인을 구속하겠다고 외부에 알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재판부가 유무죄 및 판결 이유를 고지하지도 않고 체포동의를 요구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다른 부장판사는 "국회가 바뀌었고, 회기도 바뀌지 않았느냐"며 "당시엔 수사단계였는데 지금은 재판 단계라 상황도 다르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헌법에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명시해놓은 마당에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 절차를 건너뛰면서까지 법원이 이재명의 법정구속을 밀어붙일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3) 명태균 "윤석열 지지율 올리려면 허경영 지지율 올려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명태균이 '윤석열 지지율을 올리려면 허경영 후보의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도 민주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명씨가 여론조사를 통해 허경영 지지율을 5%로 만들어주고, 대선후보 TV토론에 나오게 해 윤석열 후보 대신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게 하자는 계획을 세웠다"고 증언했다.

명태균은 2021년 9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다른 후보를 통해 경쟁후보를 공격하게 하라는 조언을 윤 대통령에게 했다는 증언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하태경 후보 보좌관에게 전화해 "1등을 때리면 2등만 좋지만, 2등을 때리면 2, 3, 4, 5등이 혼전이 된다"며 나중에 정리되면 1등과 붙어볼 수 있다"며 2등인 홍준표 공격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태경은 명태균 조언을 듣고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선후보 지지율이 5%에 미치지 못한 허경영은 상위 4명이 함께한 대선후보 TV토론 참여 기회를 얻지 못했다.

4) 김정숙 불러 딸에게 보낸 '뭉칫돈' 확인하겠다는 검찰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 관련 문재인의 부인 김정숙에게 소환 조사를 요청했다.

김정숙의 신분은 참고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소환에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검찰은 문재인의 딸 문다혜에게 참고인 조사를 세 차례 요청했지만, 다혜씨의 거부로 불발됐다.

검찰은 김정숙을 조사에 불러내면 김정숙이 친구를 통해 딸에게 보냈다는 보자기에 싸인 현금 5000만 원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김 여사의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과 다혜씨의 수상한 금전 거래도 포착됐다. 검찰은 김 여사를 조사한 이후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조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5) 모니터 속의 친절한 은행원, 6개월 학습한 AI였다

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영업점 'AI 브랜치'를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열었다.

지점 입구에 들어서면 청원경찰이나 번호표 뽑는 기계 대신, 길쭉한 대형 스크린 2대가 고객을 맞이한다. 화면을 터치하거나 음성을 통해 화면 속 AI은행원과 대화할 수 있다.

마이크에 대고 용건을 얘기하면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신분을 확인한 뒤 환전이나 입출금, 보안매체 재발급 등 65가지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AI 은행원과 문답이 가능하다는 것이 기존의 디지털점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한 답변들을 준비해놓은 챗봇 기반의 서비스와 달리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사람처럼 반응해 보다 친숙함을 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AI 은행원들은 6개월 간 신한은행이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 교육을 거쳤는데, 반응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게 단점이다.

그러나 AI 은행원에게 환전 업무를 주문한 동아일보 기자는 "환전까지 소요된 시간은 5분 남짓. 일반 지점에서 직원을 통해 환전할 때보다 더 빨랐다. 헤매는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자 AI 창구 옆에 직원 대기 공간이 있었지만, 부를 일은 없었다"고 썼다.

은행앱으로 환전을 하면 다음날 영업 시간 중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지만 AI브랜치의 경우 방문 즉시 외화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금은 이 지점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운영하지만, 최종적으로는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게 목표다. 아직까지 AI 기술을 내부에서만 활용하고 있는 타 금융기관에서도 유사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AI 은행원이 인간을 대체하는 '무인점포' 시대가 되면 인력감축 등의 문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6) "난 예상치 못한 결과에서 항상 배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의 퇴장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뒤지고 있다고 판세 예측을 잘못한 유명 여론조사 전문가가 업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앤 셀저 셀저앤컴퍼니 대표는 대선을 이틀 앞둔 2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47%)가 트럼프(44%)를 3%포인트 차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6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아이오와주는 전통적인 경합주였지만, 최근 두 번의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며 공화당 우세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 막판 해리스가 이곳에서 역전에 성공했다는 조사결과는 해리스가 다른 경합주에서도 판세를 뒤집었다는 추측을 낳았다. 더구나 조사결과를 내놓은 셀저앤컴퍼니의 앤 셀저는 '중서부의 예언자'로 불릴만큼 이 지역 민심을 정확히 예측해온 것으로 유명했다. 대선의 경우 1996년부터 2020년까지 2004년을 제외하고 정확하게 승자를 점쳤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56%의 트럼프가 42.7%의 해리스에 압승을 거두면서 그의 '예지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미 1년 전 여론조사 업계를 떠나기로 했다는 그는 대선이 끝난 후인 17일 아이오와주 지역신문 '디모인 레지스터' 칼럼에 이렇게 썼다.

"선거 결과와 일치하는 마지막 여론조사를 내놓은 뒤 이 발표를 하고 싶었느냐고요… 물론이죠.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요."


그는 예측 실패에 대해 "여론조사는 '추정'의 과학이며, 과학은 주기적으로 과학자들을 겸손하게 만든다. 나는 그래서 예상치 못한 결과에서 항상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미, 우크라에 공격 미사일 허용 러 영토·파병 북한군 타격 가능
▲ 국민일보 = "단순한 정년연장 대신 계속고용 방식 다양화"
▲ 동아일보 = 의대합격 상위 10개 高 N수생이 고3보다 많다
▲ 서울신문 = 아동수당·인구교육 역발상 충북 '新르네상스' 꿈꾼다
▲ 세계일보 = 위기의 靑春
▲ 조선일보 = "文정부, 中에 사드배치 브리핑… 美 항의했다"
▲ 중앙일보 = 톱5 대학 격차, 확 줄었다
▲ 한겨레 = 우크라전 1000일 '짙어지는 포연'
▲ 한국일보 = 美·中 접점 모색… 尹, 외교 무게중심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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