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2기’ 왜 한국경제 비상인가? 3가지 이유
수출 불확실성↑…관세장벽 미리 대비해야
들쑥날쑥 환율 우려·경제성장률 2%대 주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강한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중심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한국은 앞으로 닥쳐올 경제 부문의 먹구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의 경험이 있습니다. 선거운동 때 내놓은 공약을 보면 숨이 턱 막히는 기업들도 있었겠지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다방면으로 나서겠다는 기조가 만연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몰고 올 혼란을 ‘글로벌 거시충격(Macro Shock)’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에 대한 우려가 이렇게 크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4년 만에 ‘2기 트럼프노믹스’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됩니다. 우리나라가 걱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사실 이 기사는 트럼프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려드리는 내용입니다. 바쁘실 테니 3가지로 요약해 봤습니다.
1. 수출과 관세장벽 2. 환율 변동성 3. 경제성장률
아직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깐요. 제가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등 추가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해 봤습니다.
Q1.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 더 높아질 관세장벽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트럼프는 선거기간에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지론을 바탕으로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을 포함한 대미 수출국을 상대로 고율의 관세 부과를 벼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무역전쟁의 예고편인 셈이죠.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입장에선 크나큰 공포입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기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수출이 경제 성장률의 86%를 차지하는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초비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의 2차 관세 전쟁을 시나리오로 구분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추산해 본 결과 세계 교역량이 0.36∼3.60%까지 감소하고, 한국 수출은 적게는 142억6000만 달러, 많게는 347억4000만 달러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트럼프발(發) 관세로 한국의 연간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출액 전망치(6900억 달러)의 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업적을 미뤄 짐작해 볼 때 관세 인상이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진 않더라도 정책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 투자를 줄이고 이것이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정부도 최근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경제 여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총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정책 기조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하고 선제적이고 빈틈없는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부는 특히 금융·외환시장(거시경제금융회의), 통상(글로벌 통상전략회의), 산업(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등 3대 분야별로 각각 별도 회의체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뿐 아니라 대규모 무역 적자국에 대한 통상 갈등이 2차 관세 전쟁의 주된 쟁점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수출 경기 침체가 내수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 기초체력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의 급변 가능성에 대응할 민관 시스템을 구축하고 당국과 기업은 한국 경제 발전이 트럼프 정책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홍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Q2. 트럼프 시대, 들쑥날쑥 환율 어떻게 움직일까요?
금융시장은 향후 국내외 시장금리와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복잡한 셈법 계산에 분주한 모양새입니다. 지금도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죠.
한미 경제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습니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2023년 11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빠졌고, 지난 6월 보고서에서도 제외됐지만 이번에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에 포함됐습니다. 현재 평가 기준은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 등입니다.
이 중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이 되며,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됩니다.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은 환율 개입을 환율 시장의 상태가 무질서한 예외적인 상황으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후엔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139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들쑥날쑥한 외환시장은 불안한 모습입니다.
트럼프의 주요 정책들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트럼프 발언에 따라 금리와 환율 수준이 오르락내리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트레이드’ 차익실현이 촉발한 엔화 강세와 약달러 분위기에 따라 1,390원대 초반으로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Q3. 경제성장률 전망치 2%대 가능할까요? 위태롭지는 않을까요?
내년도 한국 경제 2% 성장률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주요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2%대 초반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수출이 생각보다도 더 부진하게 될 경우 성장률은 1%대까지 추락할 수 있습니다.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현재 대내외 주요기관의 내년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초반에 형성돼 있습니다. 기관별로 보겠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2.1%,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 2.0%를 각각 제시했습니다. 대외 기관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로 전망했다.
가장 최근 전망치를 수정·발표한 KDI는 지난 12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전망치를 2.1%에서 0.1%포인트(p) 하향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반영되면 수출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또 올해 7.0%로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이 내년 2.1%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은 이런 우려를 더 부추기는 요소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정부 관계자도 2%대의 성장률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진 못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성장률을 2% 초중반대로 보고 있지만, 수출이 좋지 않으면 1%대 초중반으로 대폭 하향해야 할 수도 있다”며 “면밀히 경제 동향을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벌써 내년 성장률 전망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긴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들의 궁금점에 속 시원한 사이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더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댓글 또는 기사 하단에 제 메일 주소가 있으니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세요.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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