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에 한숨 돌린 국민의힘…“정신 차리고 쇄신할 때”
韓 “국민 눈높이 맞게 쇄신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자,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민의힘이 ‘이재명 때리기’에 몰두하며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안도해서는 안 되며, 당정 악재 해소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재판이 정상적으로 신속히 진행되는 것을 모니터링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판 절차가 왜곡되는 것을 막겠다”며 “2,3심은 3개월 내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 1심 재판이 비정상적 지연을 정상화하는 것을 보여드리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의 1심 유죄 판결은) 사실상 백현동 사건에 대한 유죄 판결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사법시스템과 대한민국을 위해 민주당은 ‘판사 겁박’ 무력 시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당력이 이 대표 공격에 매몰되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 해소와 국정 쇄신 논의가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선고 직전까지 이어졌던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게이트,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 등 당정 아킬레스건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과 보수진영이 환호하고 들뜨기만 해선 안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선제적 변화와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11월 이재명 유죄판결 국면이 정리되면 이제 12월부터 우리 당과 보수진영은 뼈를 깎는 성찰·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일부 극우유투버처럼 이재명만 사라지면 저절로 이길 것이란 허튼 생각 집어치우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범죄집단에 정치적 명분을 주지 않도록, 대통령부터 국정기조를 전환하고,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지속하고, 당은 중도 수도권 민심에 부합하는 변화와 혁신을 국민 앞에 진심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유죄라고 희희낙락할 게 아니라, 그가 득세하도록 자락을 깔아준 우리 스스로 반성·변화하자”며 “대통령부터 제발 바뀌시고, 여사도 자중자숙하고, 당도 단합하고 변화·쇄신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보수로 거듭나는 게 우선이다. 이번에도 고치지 않으면 제2·제3의 이재명이 득세한다”고 경고했다.
김영우 전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쇄신 경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쇄신 경쟁을 하는 당이 미래가 있다”고 했다. 최재형 전 의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개각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실 대폭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도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당정 쇄신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때 ‘너희(국민의힘)는 더 낫냐’는 국민 질문에 우리가 더 민생을 챙기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 쇄신하고 있다는 것을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별감찰관 임명도 조건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도 이 일환”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여사특검법(특검법) 필요성을 띄우며 대여 투쟁 전면전에 나섰다. 아울러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이어 법원이 이 대표에게 가혹한 판결을 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전열을 재정비하는 기류다.
이 대표는 18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정조준했다. 주로 민생 현안에 초점을 맞춰 공개 발언을 해오던 것과 달라진 행보다.
이 대표는 “질서 유지의 최후 보루라고 할 검찰이 검찰권을 남용하고, 범죄를 은폐하고 불공정한 권한 행사로 국가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훼손되는 법 절차와 법 질서를 지켜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김건희) 특검법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4일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 혼자의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특검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 주권자의 뜻에 따라서 특검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한 전방위 공세에 나서며 국면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로 보고, 19일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8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국무회의를 열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에 (특검법) 거부권을 건의해 의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며 “만약 (거부권이) 행사되면 내일 용산에 가서 항의 규탄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차 비상행동’에 돌입하는 동시에, 광화문과 용산 등 서울 주요 거점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내일부터 의원들이 릴레이 규탄 행동을 한다”며 “앞으로는 국회를 벗어나 광화문과 용산 1인 시위 등 다양한 형태로 의원들이 27일까지 비상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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