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만 모아 재활용했더니…쓰레기 10% 줄인 이 곳
커피숍이 늘면 커피박(커피 찌꺼기) 배출량도 많아져야 정상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두 15g 중 14.7g이 커피박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 카페에선 커피박을 하루 평균 3㎏정도 배출한다. 하지만 서울시 송파구에서는 지난 1년간 커피숍 수는 16% 증가했는데 쓰레기로 배출되는 커피박은 줄었다고 한다. 쓰레기 수거 업체가 커피박까지 수거한 덕분이다. 이렇게 수거한 커피박은 비료·사료 등으로 재활용한다. 이런 노력으로 송파구는 서울시가 18일 발표한 ‘2024년 서울시 자치구 재활용 성과평가’에서 환경부 장관상(대상)을 받았다.
서울시, 자치구 재활용 성과평가
서울시는 지난해 4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제로 웨이스트 서울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6개 지표 17개 항목을 평가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쓰레기 처리량 감축, 재활용 확대, 분리배출 확대, 거점 수거 확대, 다회용기·컵 재사용, 사업장폐기물 자체 처리강화 부문을 평가했다.
그 결과 송파구는 폐비닐 분류·선별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했다. 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종량제 폐기물 감소율(-9.5%)이 가장 높았다. 커피박은 물론, 폐현수막 수거·재활용량도 연간 5t 이상을 기록했다.
최우수상은 관악구·중구가 공동 수상했다. 1인 가구 비율(61.6%)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관악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원룸촌 등에 3047개 재활용 정거장(분리 수거장)을 설치했다. 분리배출을 쉽게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3000개 이상의 재활용 정거장을 설치한 서울 자치구는 관악구가 유일하다. 2위 강북구(2102개)보다 45%나 많다.
중구는 봉제 원단 재활용 비율이 높았다. 올해 서울에서 발생하는 봉제 원단의 99%는 재활용했는데, 이중 중구 재활용량(15.6t/일)이 가장 많았다. 중구 창신동 등에는 봉제공장이 밀집해있다.
성동구·은평구·노원구는 나란히 우수상을 차지했다. 은평구는 ‘인공지능(AI)그린모아모아’장비를 보급하고 있다. 그린모아모아는 재활용 쓰레기를 통에 넣으면 AI가 알루미늄인지 캔인지 알아서 분류한 다음 포인트 정산까지 해준다. 성동구는 또 이동식 자원관리사가 재활용 정거장 총 166개를 주 1회 직접 점검하며 재활용품 상태를 업그레이드한다.
성동구는 주택가에 혼합배출하는 재활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거점 장소에 이동식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주민이 품목별 분리배출에 참여하는 ‘성동구 푸르미’ 사업을 추진했다. 노원구는 재활용한 폐비닐 양이 지난해보다 급증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2개 자치구 수상…폐기물 감소 성과
이 밖에도 광진구·강북구·종로구·금천구·동작구·동대문구가 장려상을 받았다. 광진구·동대문구 등은 재활용품을 가져오는 주민에게 휴지·종량제봉투 등 생필품을 제공했고, 강북구는 관내 카페의 72%(322개소)가 커피박 별도 배출에 동참했다.
한편 쓰레기 감축을 위한 소각제로가게(재활용 중간 처리장)를 운영한 마포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1~9월) 폐기물량을 1.4% 줄이는 데 그쳐 서울 평균(2.6%)에 못 미쳤다.
서울시는 이번에 상을 받은 자치구 재활용 정책을 분석,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2025년에는 폐비닐 전용 봉투보급 사업을 관내 모든 상가로 확대하고, 서울시가 직접 구축·운영 중인 봉제 원단 폐기물 집하장에 폐 현수막 집하장을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폐현수막·폐 봉제 원단은 100% 재활용할 계획이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자치구가 적극적으로 재활용하면서 서울시가 자원순환 도시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도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제도를 개선해 가시적인 재활용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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