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K방산 특수' 터졌다…광운대는 논문 격려금 3000만원 [2024 대학평가]

이후연, 이가람, 이아미 2024. 11.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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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평가 - 지표별 우수대학


13일 국민대 산학협력관 3층 국방암호기술특화연구센터에서 한동국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가 제자와 함께 '부채널 분석 장비'로 암호 기술의 성능 실험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수학과에서 이런 성과가 나올 줄은 아무도 예상 못 했죠. "
13일 국민대 산학협력관에서 만난 한동국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K-방산’ 덕에 연구 호황을 맞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대는 순수학문 중심이던 수학과를 2017년에 암호수학 분야로 특성화했다. 학과명을 정보보안암호수학과로 바꾸고 수업 과정도 실무교육 위주로 전면 개편했다.

졸업생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이유였지만, 예상 밖 기회가 찾아왔다. 전 세계가 한국의 방위산업에 주목하면서 연구 과제가 쏟아진 것이다. 한 교수는 “무기를 수출한 뒤 제3자에 의해 해킹 등으로 원천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보안 기술 개발에 암호수학을 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K-방산 덕분 '연구 호황'


김경진 기자
2024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지표별로 우수한 성과를 낸 대학들은 내재된 역량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종합평가 순위에서 역대 최고 성적(13위)을 낸 국민대는 ‘과학기술 교수당 산학협력 수익’ 지표에서 서울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순위가 크게 올랐다.

암호수학 분야의 강점을 살려 국방기술 분야 연구용역을 잇달아 따낸 정보보안암호수학과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학과에선 올해에만 총 12개의 방산 관련 과제를 수행 중이다. 총 연구비는 100억 원에 달한다. 통상 산학협력 수익의 대부분이 공학 계열 학과에서 나오는 것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고려대 20대 기부왕, '인문관 건립' 꿈꿔 1억원 기부


고려대 김동원 총장이 1억원을 기부한 서어서문학과 18학번 박준배(26)씨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재학생이 1억원 이상의 금액을 기부한 것은 고려대 개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는 ″학교를 통해서 받은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그것의 일부를 후배들하고 나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풍요롭다″고 말했다. 사진 고려대
‘세입 대비 기부금’ 지표에선 고려대가 1위를 차지했다. 내년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동문들의 강한 결속력을 끌어낸 결과다. 작년 한 해 기부금은 810억 원으로 평가 대상 대학 중 가장 많다.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받은 630억 원의 영향이 컸지만, 재학생이 1억 원을 기부한 것도 화제였다.
김경진 기자

1억 기부의 주인공인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18학번 박준배(26)씨는 인턴 급여와 금융 투자를 통해 번 수익 중 일부를 학교에 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방식이나 수익률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부한 목적은 ‘응어리’라는 단어를 써 가며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건물이 3개나 있는 경영학과 건물로 전공 수업을 들으러 다니며 인문학은 돈이 안 되나 푸념하기도 했다”며 “후배들이 저처럼 다른 단과대로 옮겨 다니는 일 없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제 기부금이 새로운 인문관 건립에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수 교수에게 고급세단 지원… 아주대, 광운대 연구 성과↑


김경진 기자
연구 부문에서는 교수들의 ‘동기 부여’에 힘쓴 대학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대학이념으로 ‘실사구시’를 내세울 정도로 학문의 응용을 강조하는 아주대는 ‘교수당 기술이전수입액’과 ‘건당 기술이전수입액’ 두 지표에서 모두 6위에 올랐다. 기술이전의 양적, 질적 수준이 모두 좋다는 의미다.

아주대는 최우수 연구자로 선발되면 현대차의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G80’을 3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의무 강의 시간을 줄여주는 등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3년 동안 기술이전으로 102억 원의 수입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김경진 기자

광운대는 올해 ‘국제학술지 논문당 피인용’ 지표에서 1위에 올랐다. 다른 연구자들이 광운대에서 발행한 논문을 많이 인용할 정도로 연구의 질이 좋다는 뜻이다. 종합 순위도 18위로 지난해보다 7계단 상승했다.

광운대에서 논문을 발행한 교수는 피인용이 될 때마다 5만 원씩, 1년간 1000만원 한도 내에서 ‘피인용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네이처·셀·사이언스와 같은 3대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면 3000만 원의 격려금도 지급한다. 정석재 광운대 기획처장은 “신임교원 채용에서부터 연구 실적의 양적 평가보다는 대표연구의 질적 우수성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이후연·이가람·이아미 기자, 김가영·박현민·이대연 연구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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