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좋은 등판 했다면, 좋았을 텐데"…3⅔이닝 무실점 완벽투, 고영표가 웃지 못한 이유는 [타이베이 현장]

대표팀 투수 고영표는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마지막 맞대결 호주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3⅔이닝 무실점을 비롯해 11타자 연속 퍼펙트 투구를 선보여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대만), 박정현 기자)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첫 경기가 정말 중요했다. 그 점이 정말 아쉽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고영표(KT 위즈)는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마지막 맞대결 호주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이날 최종 성적 3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초반 고영표는 빼어난 투구로 호주 타선을 제압했다. 1~3회초 세 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4회초 2사 후 팀 케널리에게 중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 11타자 연속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고영표는 케널리에게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에 내려왔다. 이른 타이밍이었지만, 이미 대회 탈락이 확정됐기에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여러 투수를 점검하기 위해 불펜진을 내보냈고, 바뀐 투수 유영찬이 고영표의 책임 주자를 지워 실점하지 않았다.

고영표는 경기 초반을 삭제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됐지만, 마냥 웃지 못했다. 호주전이 치러지기 전부터 대표팀은 대회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휴식일이었던 17일 슈퍼라운드 진출이 무산됐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6개 팀 중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일본이 쿠바를 7-6으로 꺾었고, 대만이 호주를 11-3으로 잡으며 조별리그 3승을 챙겼기 때문. 대표팀이 호주전에서 승리하고, 대만이 쿠바전 패해 나란히 조별리그 전적 3승 2패가 되더라도 개막전 3-6으로 패하며 승자승 규정에서 밀리기에 상위 2위 안에 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던 대만전 패배. 공교롭게도 선발 투수 고영표가 무너지며 나온 결과였다. 고영표는 2회말에만 만루 홈런과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최종 성적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그 기억을 털어내고 호주전 호투했으나 대회 탈락이라는 결과를 바꿀 수 없었다.

경기 뒤 고영표는 "마지막 경기 승리해서 다행이다. 첫 등판에서 좋은 경기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마운드에서 던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경기 이후 생각도 많이 하며 투구 리듬을 최대한 좋게 가져가려고 했다"라며 "(교체 시점은) 코치님이 '호주 3번타자까지 하고 교체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셔서 생각했다. 이미 충분했다고 생각하고, 감독님이 계획하신 거라 아쉬움은 없었다"라고 얘기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이겨야 할 팀을 잡았어야 했다. 대만을 이겼어야 했는데, 패하면서 꼬였다. 6개 팀 중 2개 팀이 올라가는데, 대만전이 중요했다. 쿠바도 야구를 잘하고, 도미니카공화국, 호주 모두 잘한다. 쉬운 팀이 없다. 이번에는 대만전 패배로 탈락한 것이다.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한다"라며 대만전 패배에 관한 아쉬움을 짚었다.

고영표 역시 이에 동의했다.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첫 경기가 정말 중요했다. 그 점이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번 대회 일정을 끝낸 뒤 19일 귀국길에 오른다.

사진=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