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수 칼럼] 윤 대통령이 골프를 잘 치려면

신종수 2024. 11. 1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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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언 받아들이지 않고
고집 부리거나 격노하면 안돼

특정 골프채만 사용하지 말고
균형있고 실용적인 클럽 선택

상대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룰 적용은 공정성 훼손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골프를 즐기는 데 대한 찬반 논란이 있지만 국익에 도움만 된다면 나쁜 일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트럼프와 좋은 라운딩을 하기 위해서는 골프 실력을 늘리는 게 좋다. 공이 자꾸 엉뚱한 곳으로 가면 공 찾느라 바빠서 대화를 제대로 할 수 없고, 트럼프가 다음에 또 라운딩하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의 운동신경은 나쁜 편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그동안 드러난 성격이나 스타일로 볼 때 몇 가지 유념할 점이 있어 보인다.

①유연성 기르기

골프는 근력 못지않게 유연성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여자 골퍼들도 200m 정도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것은 팔힘이 세서가 아니라 유연성과 몸의 회전이 좋기 때문이다. 평소에 스트레칭 등을 자주 하는 게 좋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몸의 유연성뿐만 아니라 마음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게 좋다. 자기 생각만 고집하면 결코 좋은 골퍼가 될 수 없다. 전문가가 스윙과 코스 매니지먼트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화부터 내면 곤란하다. 정반대의 경우로, 전문가도 아닌 가족 등이 ‘이렇게 쳐라, 몇 번 채로 쳐라’ 식으로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게임을 망치는 것은 물론 이를 보는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②다양한 골프채 사용

골프를 잘 치려면 골프채를 폭 넓게 골고루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몇몇 채만 고집하면 다양한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없다. 개인적 인연이 있는 특정 업체 제품만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좋은 스코어를 목적으로 성과 중심의 실용적이고 균형 있는 클럽 선택을 해야 한다.

③지피지기

상대의 실력과 자신의 실력을 알고 라운딩에 임해야 한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모사꾼의 말만 믿고 큰소리쳤다간 부산엑스포 유치전 때 29대 119로 대패한 것처럼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 자신이 잘 칠 생각은 하지 않고 상대 실수만 바라는 것도 좋지 않다. 라이벌이 법과 도덕적 해저드에 빠져 트리플보기를 기록해도 좋아할 일이 아니다. 자신은 엉터리 스윙을 고집해 그보다 못한 더블파를 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④공정한 룰 적용

다른 사람에게는 룰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자신이나 가족, 측근의 룰 위반에 대해 관대하면 안 된다. 룰을 잘 아는 사람이 선택적이고 자의적으로 룰을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룰을 위반했으면 이를 인정하고 사과해야지 장황한 설명을 하거나 룰을 위반하진 않았지만 심려를 끼쳐 어쨌든 죄송하다는 식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골프는 관계가 중요하고, 골프 실력보다 중요한 것이 매너다. 라운딩할 때는 물론 라운딩 후 식사 같은 것을 할 때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 혼자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지나친 음주도 삼가야 한다.

⑤정직한 골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해외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는데, 골프를 치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가 1심에서 중형 선고를 받았다. 정직한 태도는 중요하다. 가능하면 스코어도 그대로 적는 것이 좋다. 경제가 안 좋은데 경제 성과를 자화자찬하듯 실제로는 100개 넘게 치면서 90대라고 얘기하고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8년 전 중단했던 골프를 몇 개월 전 다시 시작했으면서 트럼프와 골프 외교를 하기 위해 골프채를 다시 잡은 것처럼 얘기한 것은 정직하지 못했다. 골프를 다시 시작했는데 마침 트럼프가 당선돼 같이 라운딩할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는 식으로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 18홀 가운데 전반 9홀이 끝났다. 벌써 전반이 끝났느냐고 말하는 사람보다 아직도 9홀이나 남았느냐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전반 스코어가 좋지 않은 데다 후반에도 플레이가 영 달라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나 골프나 헤드업은 금물이고 힘을 빼야 하는데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스윙과 스코어가 엉망인데도 아무 소리 안 하거나 오히려 굿샷을 외치고, 스윙이 멋지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자리보전 등 잇속을 챙기거나 돈을 따려는 사람들이다. 후반에는 전문가들의 조언과 충언을 받아들여 좋은 플레이를 하기 바란다.

신종수 편집인 js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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