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신의 사제” “비명계 죽일 것”…이재명 엄호, 광신 돼 가나
“더 훌륭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야말로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이재명 대표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이 의원은 “그는 내면에 깃들어 있는 신성에 귀 기울임으로써 쾌락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고 어떤 고통에도 상처받지 않으며 어떤 모욕에도 해 입는 법이 없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를 신에 빗댄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글귀를 인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 대표를 향한 민주당 의원의 엄호가 신격화·우상화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뒤, ‘이 대표=피해자’ 프레임을 한층 강화하고 있어서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16일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한다). 움직이면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종교적 광신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1심 선고 후 처음 열린 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 대표를 변호하는 웅변대회를 방불케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은 누가 봐도 명백한 사법 살인”이라고 포문을 열자, 최고위원 7명이 앞다퉈 “권력 압박에 합리성을 잃은, 흑역사 재판”(김민석 최고위원), “검찰의 왜곡, 날조한 기소에 의존한 정치 판결”(한준호 최고위원)이라고 가세했다.
일부 의원은 이 대표를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비교했다. “김대중(전 대통령)이 죄가 있어 사형을 선고받았나”(정청래 의원),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넘어 살아난 것처럼 이 대표는 무도한 탄압을 뚫고 승리할 것”(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신군부가 주도한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려 사형 확정을 받았다가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개인 비리 혐의가 아니었다.
당내 일각에선 이런 모습에 “눈을 감고 싶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당분간 이 대표를 호위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거법 위반 확정 시 대선 선거 보전금 434억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도 맞물려 있다. 169명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게 인질로 붙잡힌 것일까. “대안 없는 이재명 일극 체제가 만든 자화상”이라는 자조가 적지 않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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