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공무침해’로 엄벌한다…“간통죄 대신 중혼죄 필요”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된 뒤 ‘부부관계의 파탄’을 이유로 한 이혼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18일 대법원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선 “파탄주의를 도입하려면 우선 중혼죄(重婚罪)를 신설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정용신(51‧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헌법과 가족법’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파탄주의의 전제로서 중혼죄의 도입 검토’ 연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지금까지의 유책 배우자 이혼 청구 사례는 대개 이미 혼인관계를 파탄내고 사실혼을 추가한 ‘중혼적 사실혼’인 경우가 많다”며 “현재 제도하에서는 파탄주의 이혼을 허용할 경우 기존 배우자와 자녀들의 법익을 보호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혼 처벌 규정을 형법에 신설하고, 함께 파탄주의를 도입하면 앞선 혼인관계를 저갈등 상태에서 정리해 처와 자녀들의 법익을 보호할 수 있다”며 “또 중혼적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도 법률적 지위에 안정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부분 주도 중혼죄 처벌…프랑스는 ‘공공안전에 대한 중죄’
대부분 나라들도 간통죄는 없지만 ‘중혼죄’는 두고 있는 게 근거다. 법적 구속력 있는 혼인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중혼’은 국가가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는 3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 중국은 2년 이하 유기징역으로 처벌한다. 프랑스 형법은 중혼을 ‘국가·공공의 안전에 대한 중죄 및 경죄, 사인에 의한 공무침해’로 규정해 1년 구금형 및 4만 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미국 역시 모든 주에서 중혼을 처벌하며 텍사스 등 일부 주는 사실혼이라도 중혼죄로 처벌 가능하다. 우리나라 역시 형법 제정 당시 ‘중혼죄’ 도입을 논의하다가 마지막 순간 중혼죄를 빼고 간통죄를 도입한 바 있다.
사회를 맡은 고려대학교 장영수 교수는 “‘중혼죄’는 혼인의 자유라는 자유권과 가족제도에 대한 헌법적 보호라는 사회권이 맞닿는 지점이라 민감한 주제 중 하나”라며 “과거 호주제, 동성동본 못지않은 새로운 중요 쟁점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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