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 韓증시 휘청…당국 "밸류업 펀드 5000억 투입"
‘트럼프 리스크’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자 정부가 수급 개선을 위해 5000억원 상당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펀드를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이번 주 2000억원 규모의 1차 펀드의 자금 집행을 시작으로,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 유관기관장과 시장 전문가와 함께 ‘증시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정된 뒤 일주일 동안(거래일 기준) 코스피가 5.6% 급락해 2500선이 깨지고,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열린 것이다.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기관은 최근 증시 급락은 ‘과도하다’고 평가한 동시에, 국내 ‘큰손’인 기관투자가의 시장 안전판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회의 참석자들은 “트럼프 트레이드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낙폭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기관투자가는 중ㆍ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판단을 내리고, 증시 변동성을 낮출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증시엔 50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책도 내놨다. 실탄은 기업 밸류업 펀드다.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1차적으로 이번 주부터 2000억원 상당의 밸류업 펀드의 자금 집행(주식 매수 등)을 시작한다. 해당 펀드는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 증권 유관기관 5곳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기관투자가 등 민간자금을 매칭해 2000억원을 조성했다.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구성 종목이 주요 투자처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밸류업 펀드가 빨리 집행되면, 증시 변동성이 클 때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고, (증시엔) 실질적으로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선 2차 밸류업 펀드 조성 계획도 나왔다. 규모는 1차보다 1000억원 늘어난 3000억원으로 예상한다. 한국거래소는 “1차 펀드와 동일하게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민간자본이 절반씩 자금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증시 저평가를 완화하는 데 힘을 실어주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한가지 정책으론 트럼프 리스크,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등 복합적으로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위기엔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서 김병환 위원장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등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하도록 준비하고, 보다 적극적인 수급 안정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증시는 반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6% 오른 2469.07로 장을 마쳤다.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이날 5.98% 급등한 영향이다.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3.6원 오른(환율은 하락) 1395.2원으로 마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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