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한 손엔 펜, 한 손엔 AI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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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수상작 중 두 편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사였다.
그는 FT가 AI를 잘 활용한 사례로, 우크라이나 아동에 대한 탐사보도를 꼽았다.
퓰리처상 이사회는 AI 관련 정책을 논의한 결과 앞으로 AI 활용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한 손에서 펜을 놓지 않되, 한 손에는 AI를 쥐어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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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 수상작 중 두 편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사였다.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기계학습(Machine Leaning) 모델을 활용했다. 뉴욕타임스의 ‘하마스는 알고 있었던 이스라엘군의 비밀(The Secrets Hamas Knew About Israel’s Military)' 기사는 폭탄을 식별하는 AI 도구를 사용해 민간인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자지구에서 폭탄이 사용된 사실을 폭로했다. 인비저블 인스티튜트는 ‘시카고 실종사건(Missing in Chicago)’이란 기사로 상을 받았다. 시카고 내 실종·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 당국의 무능함과 부패를 머신러닝의 도움을 얻어 시각화했다.
‘AI 저널리즘’이라는 논의 영역에서 ‘AI가 기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언제나 주목을 받는다. 지난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존 리딩 파이낸셜타임스(FT)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특별강연을 했다. 주제는 ‘AI 시대의 저널리즘-AI와 언론사 혁신’이었다. 리딩 CEO는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언론사에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FT는 창간 이래 135년 역사상 가장 많은 유료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FT가 AI를 잘 활용한 사례로, 우크라이나 아동에 대한 탐사보도를 꼽았다. AI 안면인식 기술로 실종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러시아 입양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언론은 언제나 다른 분야의 ‘혁신 부재’를 비판하는데, 언론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다소 민망한 일이다. 한때 기자들은 손으로 원고를 썼다. 그 원고를 받아든 식자공은 활자 하나하나를 판에 끼워 맞추고 잉크를 묻혀 찍어냈다. 서구권에서 19세기 말 타자기가 발명되고 신문사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글쓰기의 예술적 성격이 사라진다’ ‘인간적인 터치가 사라진다’는 식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타자기는 신문 제작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20세기 초에는 포토 저널리즘이 등장했다. ‘시각적 요소가 너무 강한 사진이 저널리즘의 진지함을 훼손시킨다’고 했다. 텔레비전도 힘든 초창기를 보냈다. ‘시각 정보 중심의 텔레비전 뉴스가 사건의 복잡성을 단순화한다’ ‘심층·분석 기사보다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선정적 보도가 증가한다’고 했다. 단 한 장의 사진, 단 몇 초의 동영상이 저널리즘의 역사를 빛내면서 이런 비판들은 맥없이 무너졌다.
퓰리처상 이사회는 AI 관련 정책을 논의한 결과 앞으로 AI 활용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이사회 내부에선 AI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격론 끝에 "AI를 활용해 더 나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사회는 "(AI를 원천적으로 금지할 경우) 뉴스룸이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데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봤다.
홍콩대는 지난해 8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사용 금지 조치를 끝내 해제했다. AI를 금지해봤자 AI를 몰래 활용하는 것을 잡아낼 수 없고, 오히려 학생들을 AI 트렌드로부터 격리시킨다고 봤다. "우리 학생들이 생성형 AI의 선구자이자 리더가 되길 원한다"고 했다. 계산기를 교육 현장에 받아들인 것처럼 AI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언론이라고 이와 크게 다를 수 있을까. 한 손에서 펜을 놓지 않되, 한 손에는 AI를 쥐어야 하는 건 아닐까.
김동표 콘텐츠편집2팀장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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