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마주한 그것
[김관식 기자]
|
|
| ▲ 버스정류장 뒤 문 닫은 상점 앞에 마시던 커피 일회용품이 쌓여있다. |
| ⓒ 김관식 |
"빨리 와. 뭐 해?"
얼마 전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 한 시민은 잠시 혼잣말인 듯 말을 내뱉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의 한 손엔 커피가, 다른 한 손엔 빵이 한가득 담긴 비닐 봉투와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그러는 사이 버스가 미끄러지듯 정류장에 멈춰서자 그는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마시던 커피를 그대로 놓고 버스에 올랐다. 그것도 먹다 남긴 채로.
대중교통 승차장 주변에 쌓이고 버려지는 일회용품 쓰레기
버스정류장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면 일회용 쓰레기가 곳곳에 그대로 방치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누군가 한 명이 버리고 가면, 뒤이어 다른 사람도 그대로 버리고 간다. 그렇게 쓰레기는 순식간에 쌓인다.
게다가 근처 화단 밑이나 공용 의자 아래 등 눈에 금방 띄지 않는 장소에 슬쩍 놓고 가기 일쑤다. 그대로 버려진 일회용품은 환경미화원도 찾기가 여간해선 쉽지 않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나도 얼마 전 커피를 마시던 중 버스가 왔는데도 타지 못했다. 다 마시지 못해 그 사이 여러 대를 보냈다"면서도 "버스에 가지고 타는 것도, 그렇다고 여기에 버리고 가는 것도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쓰레기통이 잘 안 보일 때는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
|
| ▲ 길가 화단에 나란히 놓인 커피 페트컵. 그중 하나는 내용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
| ⓒ 김관식 |
서울의 경우 2018년부터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제11조(안전운행 방안) 6항)'의 일부 개정에 따라,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밀봉되지 않은 음식물도 반입이 금지되면서 버스정류장 곳곳에 버려진 일회용품 쓰레기가 눈에 띄었고, 환경미화원의 손놀림은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
|
| ▲ 대학교 버스정류장 무단 투기 쓰레기 |
| ⓒ 대전세종연구원 도시정보센터 |
|
|
| ▲ 주택가 버스정류장 무단 투기 쓰레기 현황 |
| ⓒ 대전세종연구원 도시정보센터 |
연구원이 상가가 밀집한 대전의 모 대학 인근 버스정류장 중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과 미설치된 곳의 투기된 쓰레기 현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쓰레기통이 없는 정류장의 무단투기가 3.2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 버스정류장의 경우, 쓰레기통이 있는 경우 쓰레기가 조금 더 많긴 했지만 비슷한 수준이었다.
|
|
| ▲ 길거리에 설치된 재활용 쓰레기통. 누구나 일회용품 등 분리수거가 가능할 수 있도록 구분했다. |
| ⓒ 환경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
강동구청 관계자는 "아직 버스정류장 주변에 공공 쓰레기통을 늘리거나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다른 지자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좀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설치 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쓰레기통 설치도 좋지만, 평소 일회용품을 최대한 줄여 나가는 노력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는 생각을 평소에도 많이 했다"면서 "커피의 경우 텀블러를 이용해도 좋고, 금방 버스나 지하철을 타야 하는 경우라면 내린 후 사서 마셔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 시민은 "물론 (버스정류장) 쓰레기통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쓰레기는 본인이 처리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라면서 "일회용품도 줄이고 다회용컵 등을 사용하는 것도 실천해볼 만하다"며 환경을 중시하는 시민의식도 동반해야 함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 부부에게도 똑같은 '법의 잣대'를
-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 돈 들여 해안가 소나무 심었건만, 제 역할 못하네
-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 80년대 말 백화점에 진열된 북한 물건의 정체
-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 '434억' 반환 위기 민주당, 무엇을 할 수 있나
- 교수가 만든 자격증, 제자들에게 권하고 발급료 챙겨
- 김정은 "전쟁준비 완성 위해 총매진... 완벽한 핵무력 갖춰야"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KBS 사장 후보 '국정농단 보도참사' 연루 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