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북·러 딜레마’… “중국이 우크라 전쟁 목소리 내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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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우방 확대를 노리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군 파병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건 우리와 미국뿐 아니라 이해 당사국 모두가 가진 생각"이라며 "다행인 건 현재 중국이 북·중·러로 묶이는 걸 꺼리고, 거리를 두고 평판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의 입장을 우리 쪽에 유리하게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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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두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우방 확대를 노리고 있다. 다만 북·러 군사협력은 중국으로선 악재다. 우리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블록화 전략’과 ‘북·러 거리두기’를 파고들면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대선 이전부터 중국 중심의 ‘생태계’를 위한 블록화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최근 리포트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 동맹 체제의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은 바이든 정부 시기 소원해졌던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계 개선 기회를 모색하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중국 입장에선 대응이 껄끄러운 지점이다. 중국이 ‘내 편’으로 만들려하는 국가들이 북·러 밀착을 규탄하면서 중국도 이에 동참하길 촉구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은 북·러와 동맹 관계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이 시점에 러시아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중국은 북·러 밀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한·중 정상이 지난 16일 2년 만에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한국과 달리 중국 측 발표에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이 이를 얼마나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으로서는 이 간극을 좁혀 중국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인 건 중국이 북·러와 거리두기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외교가에는 중국이 북한군 파병 이후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중국이 대북 통제력을 상당부분 잃으면서 동아시아 안보 주도권을 북·러에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말도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북·러 군사협력 규탄을 압박한다면 중국이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지역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중국이 국제질서 변화에 따라 러시아에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보이지 않는 협조를 통해 북한군 파병 문제를 중·미관계 관리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북한을 통제하기 위해 중·러회담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 당국도 중국의 역할론을 역설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날 KBS에 출연해 “중국과 북한 사이 서운한 관계가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러 관계가 밀착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의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중국이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과 자유 진영의 국가들이 만들어놓은 자유주의적인 국제 정치 질서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중국도 자신들이 혜택을 본 이 국제 정치 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군 파병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건 우리와 미국뿐 아니라 이해 당사국 모두가 가진 생각”이라며 “다행인 건 현재 중국이 북·중·러로 묶이는 걸 꺼리고, 거리를 두고 평판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의 입장을 우리 쪽에 유리하게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북한을 보호하며 대변해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런 역학 관계를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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