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신뢰 스스로 무너뜨린 당국 수장의 입 [기자수첩-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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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들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우리 자본시장의 선진화 정책과 관련한 노력들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시장 경쟁력 제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다는 평가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두고, 그들을 암묵적으로 추켜세우는 과정에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발언들도 있었단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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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복귀 희망 급급에 신뢰도 저하
금융당국 수장들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우리 자본시장의 선진화 정책과 관련한 노력들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시장 경쟁력 제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다는 평가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두고, 그들을 암묵적으로 추켜세우는 과정에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발언들도 있었단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추진한 정책을 스스로 부정하는 듯 설명해 자본시장 선진화 계획에 대한 의구심을 제공했단 비판도 제기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홍콩에서 가진 글로벌 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IR)에 대해 공매도 거래 전면 금지 조처에 대해 글로벌 자본시장 기준으로 보면 ‘낯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결이 맞지 않는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는 의미로, 내년 공매도 제개의 의지와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애초에 공매도 금지 조처가 외국인 투자자 우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앞에서 해당 발언은 공매도 금지가 해야 할 것이 아닌 개인 투자자들의 등쌀에 밀려 마지못한 것이었단 오해를 살 수 있다. 나아가 자본시장 선진화의 측면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매도 제도 개선’의 의미와 목적이 퇴색 될 여지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외신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대믹 시절 코스피가 3500 가까이 간 것은 버블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발언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코스피가 이전에 2500을 유지한 적도 드물다며 현재 증시 상황이 이전과 비교해 나쁘지 않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이는 국내 증시가 침체되고 있다는 대내외적 우려를 씻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자본시장의 성장을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줄 것을 목적으로 한 발언이나, 관점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그런데 밸류업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방점이 찍혀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발언들로 인해 세부적인 정책들이 목적성을 상실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이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자인한 꼴이란 비판도 나온다.
물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증권가는 코스피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외국인 수급 이탈을 꼽고 있다. 외국인은 8월부터 4개월째 코스피를 순매도 중이고 이 기간 시총 비중도 2%이상 줄었다.
코스피 반등의 계기는 외국인의 복귀라고 하나 그들을 안심 시키기 위한 발언들이 되레 시장 신뢰성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말보다 행동으로 외국인을 돌려세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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