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파격 인사… ‘트럼프 2기’ 선제 대응 나섰다

문수정 2024. 11. 1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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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파격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선임, 미국 외교관 출신 영입, 완성차 총괄 부회장 체제 구축이 파격의 핵심이다.

'자국 우선주의' 강화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체제에 대응력을 높이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김 사장의 영입은 트럼프 2기 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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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최초로 외국인 CEO 선임
싱크탱크 수장에 미국 외교관 출신
완성차 총괄 부회장 체제 구축


현대차그룹이 파격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선임, 미국 외교관 출신 영입, 완성차 총괄 부회장 체제 구축이 파격의 핵심이다. ‘자국 우선주의’ 강화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체제에 대응력을 높이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엄혹한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를 돌파하고 입지를 굳힐지 현대차그룹의 리더십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인 장재훈 사장은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스페인 출신인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그룹 싱크탱크 수장으로는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이 사장으로 영입됐다.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는 ‘승진’과 ‘영입’으로 요약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온 이들을 다시 한번 믿고 맡긴 셈이다. 올해 세계 완성차시장은 소비심리 위축과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녹록잖았으나, 친환경차를 앞세운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3위를 다졌다.

장 부회장은 내년부터 상품기획,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며 완성차 사업 전반의 운영 최적화·사업 시너지 확보를 이끌게 된다. 무뇨스 CEO는 글로벌 경영관리 시스템 고도화, 글로벌 브랜드로서 현대차의 위상 공고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뇨스 CEO는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뒤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이끌어 왔다. 지난 1~10월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286만6654대를 팔았고, 이 가운데 21.5%(74만1137대)가 미국에서 나왔다.

김 사장의 영입은 트럼프 2기 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김 사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맡기도 했다.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이다. 부시·오바마·바이든 정부에서도 핵심 요직을 맡아왔다. 2011~2014년에는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다.

김 사장은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를 검토하고 10~20% 보편 관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리스크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 사장은 글로벌 대외협력, 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연구, 홍보 등을 총괄하면서 대외 네트워킹 강화 업무를 맡는다. 올해 1월부터 현대차 고문역에 합류해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 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우수한 성과 창출에 부합하는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내부 핵심 역량을 결집하려는 인사”라며 “조직 내실을 강화와 함께 미래 전환 가속화를 모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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