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이차전지·바이오·수소 3관왕… 포항 ‘신산업 특화도시’ 도약
화학 수출 8년 만에 38배로 급성장
백신 거점 바이오 특화단지도 순항
경북 포항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온 이차전지와 바이오, 수소 산업 분야에서 정부의 특화단지로 지정돼 철강을 넘어 명실상부 미래 신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내 최초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특화단지, 올해 6월 바이오특화단지에 이어 전국 기초 지자체 최초로 특화단지 3관왕을 달성했다.
포항시는 철강에 치우친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를 3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인 지원 체계 마련과 R&D 인프라 구축, 기업 투자 여건 조성 등 차별화된 산업 생태계를 한발 앞서 마련해왔다.
포항은 포스텍을 비롯해 한동대, 포항테크노파크, 포항산업과학연구원,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 수소연료전지인증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을 유치해 첨단전략산업이 성장할 국내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최적의 여건을 갖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인정받아 정부 차원의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이 지원되는 특화단지를 석권한 포항은 향후 미래 첨단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 수소특화단지는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28만여㎡ 규모로 지정됐다. 이곳은 지난해 7월 정부의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예비 타당성 조사에 통과돼 국내 최초의 연료전지 클러스터로 조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시는 수소특화단지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수소연료전지의 생산과 수출 거점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연료전지 부품·소재 100% 국산화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연계한 강소기업 20곳 육성을 목표로 한다. 2035년까지 수소기업 70곳 유치, 매출액 1조원, 청년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2028년까지 1918억원을 투입해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클러스터는 기업 입주공간을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소재·부품 및 연료전지의 시험·평가·실증 등 기업과 혁신 산업 생태계의 성장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을 조성한다.
이어 2035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연료전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사업들을 구체화한다. 유럽 등 수소분야 선진 지역과의 협업은 물론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연구센터를 구축하고 기업-대학-연구소가 융합된 수소연료전지 산학연 통합실증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과 마이스터고에 수소연료전지 전공 학과 신설 추진 등 맞춤형 인재양성 시스템 또한 구축해 나가는 등 혁신적인 생태계를 지속 확장할 방침이다.
포항의 첫 특화단지인 이차전지 분야는 괄목할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영일만일반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을 합쳐 약 982만㎡ 규모로 지정됐다. 2017년 이차전지 기업인 에코프로 유치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14조원의 기업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2019년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지정과 2021년 전기차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지난해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 국책 사업을 연이어 유치하면서 포항만의 차별화된 산업 기반을 착실히 다져오고 있다. 지역 수출에서 화학(배터리) 분야 비중은 2015년 1%에서 지난해 38.5%를 기록, 8년 만에 38배가량 급성장하면서 철강과 함께 지역 수출을 책임지는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바이오특화단지는 흥해읍 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약 145만㎡에 조성 중이다. 신약 개발 거점이 될 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국내 최초의 식물백신 상용화 시설인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등 포항형 혁신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포항시가 역점적으로 설립을 추진 중인 포스텍 의대와 연계해 바이오 특화단지를 국가 백신주권 확보를 위한 백신생산 거점이자 글로벌 백신 허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포항 발전이 곧 대한민국 발전… 신산업 선도 앞장설 것”
"포항은 이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특화단지가 연이어 지정된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탄소중립에 기조에 따라 차세대 에너지산업이 화석연료를 빠르게 대체하고 아울러 고령화 펜데믹으로 바이오산업 역시 성장 가능성이 무궁할 것으로 예견했다"면서 "철강산업에 이어 도시의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새로운 동력으로 3대 신산업을 낙점하고 한발 앞서 집중 육성에 나섰다"고 말했다.
또 "포항은 어느 지역보다 수준 높은 교육 환경과 R&D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산학연관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구축돼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3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고부가가치 미래 신산업의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며 "포항이 우리나라 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아울러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선도하기 위해 핵심 기반 구축 및 연구개발 지원, 핵심 인재 양성에 속도를 더할 핵심 후속 사업을 빈틈없이 추진하겠다"면서 "특화단지 운영과 육성을 전담할 국책기관인 (가칭)국가첨단전략산업진흥원 유치를 추진하는 등 폭넓은 시야에서 특화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포항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 미래 신산업을 이끌어갈 대표도시이자 글로벌 신산업을 선도할 국가로 도약하는 교두보가 되도록 혼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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