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국제정세에 급해진 중국… 한중 일단 해빙 무드

이경원 2024. 11. 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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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은 한결같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가기를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먼저 방중(訪中)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하면서 한·중 관계가 그간의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 당분간 해빙 무드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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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경제 협력 필요 공감
윤 대통령 방중 초청… 尹 “방한” 화답
의도적 불편한 언행 자제 의지 분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은 한결같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가기를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먼저 방중(訪中)을 제안했다. 이에 윤 대통령도 시 주석의 방한을 제안했고, 두 정상은 서로 “초청에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시 주석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 7월 방한 이후 10년 넘게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하면서 한·중 관계가 그간의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 당분간 해빙 무드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중 정상은 경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조치를 언급하는 등 심도 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가속화해 조기에 성과를 내기로 합의했다. 내년은 한·중 FTA 발효 10주년이 된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잘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 공장을 짓는 등 장기 투자를 해온 실정인데, 중국 정부의 규제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기업들이 정책 변화에 영향을 덜 받으며 예측 가능한 운영을 가능케 해 달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이에 우호적인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이 ‘자유시장’ ‘개방된 시장’ ‘국제주의’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꺼낸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관계에 있어서 서로 ‘의도적으로 불편을 끼칠 만한 그런 행동과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많이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 대통령 재집권 등 국제 정세가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열렸다. 중국이 북·러에 거리를 두는 반면 한국에는 관계 회복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성사라는 해석도 많다. 중국은 이달 들어 한국인 관광객의 비자 면제 조치도 깜짝 발표했다. 주한 중국대사에는 관례보다 급을 높여 다이빙(戴兵) 유엔주재 부대사를 내정했다.

다만 한·중 관계가 완연한 ‘해빙’으로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이 북·러의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시 주석은 이에 호응하는 내용을 직접 자세히 언급하진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 미국의 새 행정부 전략까지 참고해 한·중 관계 경로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관계, 한·미 관계를 무조건 갈등과 충돌의 방정식으로 이해할 게 아니다”며 “접점을 찾아가도록 한·중 소통, 한·미 소통을 긴밀하게 해 가겠다”고 말했다.

리마=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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