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1도 안 지났는데…외국인 줄부상에 울상인 V리그

이제 2라운드에 돌입했는데 벌써부터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급작스럽게 간판 공격수를 교체하는 프로배구 V리그 구단들도 울상이다.

V리그는 17일까지 전체 일정(126경기 중 26경기)의 20% 가량을 소화했다. 같은 기간 남자부 세 팀, 여자부 한 팀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삼성화재가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뛴 마테이 콕과 계약한 뒤 부상 때문에 시즌 개막 직전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로 바꾼 게 출발점이었다.

대한항공은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어깨 부상으로 6~8주 진단을 받자 일시 교체 선수로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를 데려왔다.

남자부 OK저축은행도 시즌 초반 마누엘 루코니가 부진하자 급히 2m10㎝ 장신 공격수 크리스 발착으로 교체했다.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역시 기량 문제로 바르바라 자비치를 테일러 프리카노로 바꿨다.

추가 교체도 불가피하다. 개막 5연승을 달리던 한국전력은 쿠바 출신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가 무릎을 다친 이후 3연패 늪에 빠졌다. 에스트라다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새 얼굴이 필요하다. 우리카드는 에이스 미힐 아히가 16일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발목이 돌아가는 중상을 입었다.

문제는 쓸만한 대체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V리그 규정상 교체 카드는 앞서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신청을 한 선수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새 시즌 시작과 함께 쓸만한 선수들은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다. 그렇다고 아무나 데려올 수도 없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타 팀에 이적료를 주고 데려오는 방법이 있지만, 다음 시즌 재계약을 포기하면 조건 없이 풀어줘야 해 추가적인 비용 손실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4~15시즌까지 운용한 자유계약제도 부활을 포함해 관련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몸값이 오르는 등 자유계약제의 부작용은 규칙과 합의를 통해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