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 사회적 인식 개선의 계기될 것”

2024. 11. 18.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정노동자 보호정책 선도…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이재 이사장 인터뷰


서울시 120다산콜재단은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서울시 시정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콜센터 근로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악성민원대응 종합대책 프로젝트를 추진해 감정노동자 보호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이재 이사장을 만나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이재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120다산콜은 민원 상담을 넘어 돌봄, 고독, 청년 등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민의 든든한 안전 파수꾼이자 대한민국 대표 공공콜센터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120다산콜재단]

Q : ‘120다산콜재단’은 어떤 곳인가.
A : “서울시 120다산콜재단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 9월 ‘서울시 민원을 전화 한 통화로 해결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120다산콜센터로 출범했다. 대한민국 최초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민원행정서비스를 제공해 현재까지 시민 만족 및 소통 편의성을 오직 한 통의 전화로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청각장애인, 외국인, 다문화 가정 등 약자를 위한 전문 상담은 물론 25개 자치구 민원 업무까지 시민의 모든 궁금증과 불편사항을 해결해왔다.”

Q : 그동안 어떻게 성장해 왔나.
A : “스마트 상담센터를 통한 민원행정 혁신을 위해 추진 중인 오세훈 시장 공약 다산콜 2.0 시즌 투 프로젝트는 지난해 ‘보이는 ARS’ 구축과 ‘STT’ 시스템을 행정상담 120다산콜 업무특성에 맞춰 조기 도입했다. 이를 통해 민원 처리 효율성을 높여 응대율 99%를 달성하고, 민원 빅데이터 구축의 기반을 마련했다. 2024년에는 ‘안심 돌봄120’, 2025년에는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외로움안녕120’ 상담 서비스를 도입해 시민생활현장의 만능해결사로서 무엇이든 도와드리는 공공콜센터의 역할 진화의 대표적 모범사례가 되고자 한다.”

Q : 최근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 : “2018년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여러 민간·공공기관에서 매뉴얼 등의 응대절차를 마련해 상담사를 보호하고 있지만, 상담사들은 여전히 감정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2024년 3월, 공무원이 악성 민원에 의해 정신적 고통을 겪다 결국 사망에 이른 사건은 전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동 환경 개선과 감정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가 필요하며, 정부뿐 아니라 각 기관에서 감정노동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120다산콜재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들이 보다 건강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법적 보호와 제도적 보완을 마련하기 위해 종합대책 마련에 나서게 됐다.”

Q : 120다산콜재단은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어떤 지원을 펼쳤나.
A : “최근 공직사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이슈는 악성민원인으로부터 직원 보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국내 30만 감정노동자 권리보호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성희롱·폭언 등 고질적인 악성민원 피해를 일으키는 민원인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폭언·욕설·성희롱·업무방해 등 총 130건의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 이 중 상습적으로 성적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언 63건, 업무방해와 거짓 신고가 각각 1건 등이 있다. 또한 행정 상담을 방해하는 민원을 강성(억지주장·장시간 하소연 등) 및 악성(성희롱·성적 괴롭힘·폭언·욕설·협박 등) 등 유형별로 분류하고, 10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민원관리부가 전담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대응 요건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지속해서 업무를 방해하고,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례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노사상생TF를 가동 중이다. 또한 이에 대응할 매뉴얼과 정책적 제언을 위한 프로젝트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여기에 직무스트레스 검사부터 진단, 분석과 심리치료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감정노동 보호 프로그램인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대공원 치유의숲, 보건소와 연계한 마음검진과 대사증후군 검진, 디지털 건강관리 업체와 연계한 상담사 건강관리지원 등 전문기관과 연계한 힐링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감정노동 보호 이행점검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또한 매년 20개 이상의 국내외 콜센터에서 벤치마킹을 요청할 정도로 우수한 감정노동 보호 기관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오는 20일에는 120다산콜재단의 도전이자 지난 수년간의 노력을 집약해 ‘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도 개최한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A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목표로 탄생한 120다산콜재단은 이제 곧 ‘무엇이든 도와드려요’라고 말하는 듬직한 시민의 만능키로 성장했다.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시민의 마음까지 보듬을 수 있는 콜센터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 초고령사회에 디지털 약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AI가 아닌 ‘사람’이 상담해 어르신, 일시적 정보 약자 등이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휴머니즘 기반의 전화를 통한 아날로그 서비스 5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120다산콜재단은 단순 민원 상담을 넘어 돌봄, 고독, 안전, 청년 등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맞춤형 만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민의 든든한 안전 파수꾼이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공콜센터로 발전해 나가겠다.”

■ “감정노동자 보호와 상호존중하는 민원문화 조성 기대”

서울시 120다산콜재단이 2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실에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2024 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또한 성희롱과 폭언부터 반말, 억지, 트집 잡기까지 악·강성 민원에 대한 콜센터 상담사의 대응법과 보호 가이드라인을 담은 매뉴얼을 개발해 다음 달 배포할 예정이다.

120다산콜재단은 사례집 발간과 매뉴얼 전파를 통해 공공·민간 콜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악·강성 민원 대응 표준을 마련, 감정노동자 보호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지난 8월부터 진행해 온 ‘감정노동자 보호 종합 프로젝트’ 결과를 공개한다. 공공분야 민원응대 현황은 물론 법률·의료 등 최고 전문가와 함께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2024 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

재단이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현행법에 따른 법적 조치 대상 외에도 사각지대 민원 사례까지 조사하고 감정노동 피해사례를 유형별로 분류해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대응절차와 정책을 제언한다. 특히 기존 대응지침에 없었던 반말, 짜증, 트집잡기, 상습강요 등 상담사들의 감정노동을 유발하는 유형에 대해서 대응 지침을 제공한다.

또한 현장에서 상담사 보호조치 방안, 법률·조례 등에 대한 제도적 개선 의견을 제시하며 민원대응 매뉴얼도 배포할 계획이다. 해당 매뉴얼은 향후 재단 누리집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이재 이사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시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향후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조례 개정의 근거로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