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극체제, 이제 시한부…민주당 장래 대단히 걱정" [원로·전문가 진단]

김민정 2024. 11. 17. 19: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차기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지는 등 향후 정치 지형에 격변이 예상된다.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이 대표 당 장악력에 당장의 변화는 적을 것”이라면서도 “무기한’ 일극체제에서 ‘시한부’ 일극 체제로 바뀌게 된 변곡점”이라는 의견을 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 정치 원로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1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요동치거나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재판 결과와 민주당의 장래는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재판도 앞두고 있다. 선거법 위반 사건보다 형량을 더 무겁게 보는 기류가 강하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재판도 줄줄이 이어진다.

민주당 출신 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무기한 일극체제가 이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시한부’ 일극체제가 됐다”며 “재판이 거듭될수록 비명계 일부에서 ‘뭔가 도모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생각할 수 있고, 친명계에서도 ‘언제 어떻게 날아갈 지 모른다’라는 불안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익명을 요청한 전 민주당 출신 인사는 “여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바라보듯,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기대하고 있다”며 “민주당 내부에서 무언가 바꿔보자는 얘기가 분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도 “중간 보스(boss)가 없고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이 없다”며 “(당장 대안이 없기 때문에) 외려 인위적으로라도 더 뭉치려고 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8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장외집회 등의 대여투쟁 공세를 높이고 있다.

1심 재판 이후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신(新) 3김(金)’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하지만 민주당 싱크탱크에서 일했던 한 정치 평론가는 “이들 인물의 부상은 반사 이익 성격이 강하고, 자력으로 세를 키운 게 아니다”며 “당장의 ‘리더십 교체’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의 1심 결과와 관련 여권을 향해선 “여당 잘못이 이재명의 유죄 판결로 덮일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의 늪’에 빠진 것” (전 민주당 출신 정치 평론가)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역설’을 조심해야 한다”(조귀동)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면서 중도 확장력이 뛰어난 대체 인물을 내세운다면 여당으로선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귀동 전략실장은 “이재명 대표가 설령 피선거권이 박탈돼도 ‘정치적 희생자’처럼 인식이 되고, 이 대표의 후광을 업은 누군가가 대선 후보가 되면 외려 여권으로선 까다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사법리스크 반사 이익을 노리기보다, 자체적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의 부정 평가를 잘 다뤄 심판론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현실 정치 경험과 당내 기반이 부족한 한동훈 대표로선 이번 기회에 어떤 역량을 보여줄 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