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공학 전환’ 갈등 격화…젠더갈등으로 번지나

윤예솔 2024. 11. 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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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전환 논의를 놓고 불거진 동덕여대 사태가 학내 갈등으로 격화하고 있다.

동덕여대 총동문회가 캠퍼스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을 비판한 데 이어 대학 측은 총학생회를 상대로 3억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대학은 이 가운데 '2024 동덕여대 진로 취업 비교과 공동박람회' 주관업체가 보낸 손해배상 청구액 약 3억3000만원을 총학생회에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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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성북구의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교는 우리를 꺾을 수 없다'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학 전환 논의를 놓고 불거진 동덕여대 사태가 학내 갈등으로 격화하고 있다. 동덕여대 총동문회가 캠퍼스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을 비판한 데 이어 대학 측은 총학생회를 상대로 3억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여기에 반여성주의 단체가 시위를 예고하고 일부 남성들의 위협 행위가 이어지면서 학교 담장을 넘어 혐오를 동반한 젠더 갈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학내에서는 학생들의 폭력 시위를 문제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홍순주 동덕여대 총동문회장은 지난 15일 ‘총동문회 입장문’을 내고 “모교의 건재함은 훗날 사회에서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며 “학교의 건물과 교정은 우리 모두의 노력과 결실로 마련된 자산이다. 함부로 훼손하고 망가뜨려선 안 된다”고 밝혔다.

동덕여대는 학생들의 시위로 대학이 입은 피해금액이 최대 54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학생들이 파손한 집기류와 청소 경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대학은 이 가운데 ‘2024 동덕여대 진로 취업 비교과 공동박람회’ 주관업체가 보낸 손해배상 청구액 약 3억3000만원을 총학생회에 청구했다. 총학은 학교 측을 향해 “금전적 압박을 통해 겁박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논의의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의 안전과 교육권 보장을 위해 공학 전환은 안 된다는 학생회 주장을 놓고 재학생 사이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과학대 재학 중인 이모(21)씨는 “여대는 여성의 학습권이 보장받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성이 사회에서 동등한 주체로 인정받을 때까지 지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연정보과학대에 다니는 김모씨는 “남성이 없는 여대만이 여성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어떻게든 모교가 계속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건물 입구에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대하는 내용의 안내문과 성명서들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동덕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협 행위도 발생하고 있다. 반여성주의 단체인 신남성연대는 학생들을 ‘폭도’라고 지칭하며 다음 달 14일까지 동덕여대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16일엔 남성 2명이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 1층 내부를 돌아다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두 남성은 시위로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서 무단으로 건물에 들어갔고 나가라고 요구하는 학생들을 향해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서울 소재 사립대에 재학 중이며, 동덕여대 상황이 궁금해 찾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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