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다 깨!” 31년차 소방관 판단이 52명 살렸다

박은주 2024. 11. 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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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모텔이 있는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났으나 31년차 베테랑 소방관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8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6층 건물 1층 식당에서 불이 났다.

이는 최초 화재 현장에 도착한 안산소방서 소속 119구조대 박홍규(소방위) 3팀장의 상황 판단 덕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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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3시38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6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나 건물 내 모텔 투숙객 등 50여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17일 새벽 모텔이 있는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났으나 31년차 베테랑 소방관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8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6층 건물 1층 식당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식당을 모두 태운 뒤 1시간여만에 초진됐으나, 당시 화재로 인한 연기가 강하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건물 5~6층에 위치한 숙박업소 2곳에는 수십명이 투숙해 있는 상태였다. 투숙객 대부분이 잠든 새벽 시간대 발생한 화재였기 때문에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투숙객을 포함한 52명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이는 최초 화재 현장에 도착한 안산소방서 소속 119구조대 박홍규(소방위) 3팀장의 상황 판단 덕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팀장이 처음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땐 열기와 연기가 최고조에 달한 ‘최성기’였다고 한다. ‘5~6층에 모텔이 있다’ ‘살려달라는 신고가 계속 들어온다’ 등 긴박한 상황을 전하는 무전도 쉬지 않고 들어왔다. 이에 박 팀장을 포함한 구조대원 5명이 건물 2층으로 진입했으나, 열기가 너무 강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연합뉴스


침착하게 건물을 살피던 박 팀장은 층별 계단 쪽마다 큰 창문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가 (창문을) 도끼로 깨보니 생각보다 잘 깨지더라”면서 “직원들에게 창문을 다 깨서 열기와 연기를 빼면서 올라가자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열기와 연기가 깨진 창문으로 빠져나간 덕분에 박 팀장을 비롯한 구조대원들은 구조자들이 몰려있는 5~6층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구조 작업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미 5층 복도에는 1명이 쓰러져 기침하고 있었고, 객실 안까지도 연기가 차 있는 상황이었다. 박 팀장은 “투숙객에게 마스크를 씌워 한명씩 내려보내기 시작했고 이후 다른 센터에서도 구조팀들이 지원을 나왔다”며 “10번 정도 건물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인명 수색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31년째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박 팀장은 약 석 달 전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가 이번 화재 진압과 구조의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텔이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부천 호텔 화재가 생각났다”며 “그 화재로 인해 저희가 훈련도, 토론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22일 오후 7시37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한편 이날 안산 상가 화재로 투숙객을 포함한 52명이 구조(자력대피 3명 포함) 됐으며, 이 가운데 단순 연기흡입 증상을 보이는 3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2명은 중상자로 분류됐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을 벌여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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