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공장서 착취 당했다”… 中 대학생 칼부림 25명 사상

최예슬 2024. 11. 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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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 장쑤성 이싱(宜興)시의 한 대학에서 졸업 실패와 실습 공장의 처우에 불만을 품은 대학생이 무차별 칼부림을 벌여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칼부림 사건은 78명의 사상자를 내 중국 사회에 충격을 준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건(11일) 닷새 뒤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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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보 캡처


중국 동부 장쑤성 이싱(宜興)시의 한 대학에서 졸업 실패와 실습 공장의 처우에 불만을 품은 대학생이 무차별 칼부림을 벌여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싱시 공안국은 전날 공지를 통해 “16일 오후 6시30분쯤(현지시간) 이싱 우시공예직업기술학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며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싱시 공안국은 올해 이 학교 졸업생인 피의자 쉬모(21)씨가 시험에 불합격해 졸업장을 받지 못하게 된 점과 실습(인턴) 보수에 불만을 품고 학교로 돌아가 범행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내놨다. 아울러 쉬씨가 현장에서 붙잡혔고 범행을 자백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됐던 영상에는 해당 학교 기숙사 등 곳곳에 피가 흘러 있는 가운데 여러 사람이 쓰러져있고, 공안(경찰)이 방패를 든 채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쉬씨가 풀숲에 숨어있다가 사람을 찔렀다는 이야기도 퍼졌다.

중국 매체들은 쉬씨가 인터넷에 남긴 유서에서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 등 노동 조건 문제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유포된 유서를 보면 쉬씨는 “공장은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보험(사회보험)을 지급하지 않으며 추가근무비를 주지 않고 내게 벌금을 물리며 배상금은 주지 않는다”면서 “공장 안 노동자들은 매일 죽기 살기로 2교대나 3교대를 도는데 하루에 16시간 일하고 한 달에 하루도 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며칠 병가를 내니 부문 책임자는 ‘다른 사람은 고열에 코피를 흘리며 모두 일하는데 네가 무슨 핑계로 못 한다고 하느냐. 못 하겠으면 꺼져라’라고 했다”며 “나는 공장이 잔혹하게 노동자를 짜내고 착취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쉬씨는 “나는 노동자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며 “나는 죽어도 다시는 짜냄과 착취당하고 싶지는 않고, 나의 죽음으로 노동법의 진보가 추동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졸업장을 주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도 “학교가 악의적으로 내 졸업장을 막아놓고 졸업시키지 않았는데 모든 사람이 나를 괴롭힌다”며 “나는 내 치욕을 철저히 씻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폭로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이 유서는 현재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칼부림 사건은 78명의 사상자를 내 중국 사회에 충격을 준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건(11일) 닷새 뒤에 발생했다.

지난 9월에도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친 상하이 대형마트 칼부림 사건과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에서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친 흉기 난동 사건 등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중국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얼마나 많은 무고한 학생들이 쓰러졌나. 너무 슬프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무고한 사람들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니”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은 너무 나쁘다” “이유가 뭐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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