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랑 붙는다고? 왕싱하오는 좌절했고 딩하오는 멋쩍게 웃었다
2024 삼성화재배 이모저모
신진서에 울고 웃다
지난 11일 개막식 직후 열린 32강전 대진 추첨식. 신진서가 왕싱하오를 32강 상대로 뽑자 개막식장이 크게 술렁였다. 하필이면 이번 대회 신진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지목됐던 왕싱하오가 32강 상대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당사자 왕싱하오는 길게 한숨을 내쉰 뒤 고개를 숙였고, 다른 중국 선수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15일 8강 대진 추첨식에선 딩하오가 신진서를 뽑았다. 8강 상대가 신진서로 정해지자 딩하오는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올해 삼성화재배는 8강까지 중국 선수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본선 32강에 16명이 진출했을뿐더러 8강에 7명이나 올랐다. 그러나 나머지 8강 한 자리에 신진서가 있다. 중국 차세대 선두주자 왕싱하오와 한때 세계 바둑을 호령했던 커제가 신진서를 넘지 못하고 쓰러졌다. ‘일당백’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밥 더 먹고 갈래요
경기는 매일 정오에 시작한다. 하여 점심시간이 애매하다. 원래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식사시간인데, 경기 시간을 고려해 30분 앞당겼다. 메뉴도 특식을 제공한다. 가령 일반식이 ‘돼지고기 불고기’면 삼성화재배 특식은 ‘소고기 불고기’다. 취재진도 같은 시간 같은 메뉴로 식사한다.
뚝배기소불고기가 점심으로 나온 날, 중국 한이저우가 ‘두 뚝배기’를 순삭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다른 선수도 대부분 그릇을 깨끗이 비운다. 14일 16강에서 탈락한 최정은 16일 현재 집에 안 돌아가고 국가대표 선수단과 함께 검토실에서 공동 연구 중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밥 더 먹고 싶어서요”라며 활짝 웃었다.
탕웨이싱은 삼성화재배 성적이 유난히 좋은 중국 선수다. 올해는 예선에서 탈락해 고양에서 볼 수 없지만, 역대 삼성화재배에서 4번 결승에 올라 2번(2013, 2019년) 우승했다. 탕웨이싱은 삼성화재배 성적이 좋은 이유를 “밥을 더 먹고 싶어 악착같이 뒀다”고 말한 바 있다.
밤마다 운동회
족구는 주로 한국 선수가 즐긴다. 최정이 남자 선수들 사이에 끼어 족구를 하는데, 본인 주장처럼 제법 공을 찬다. 농구는 한국과 중국 선수들이 함께 어울린다. 구쯔하오는 중국에서 농구복까지 챙겨 왔다. 그러나 본선 첫 경기에서 최정에 패해 탈락하면서 12일 하루만 농구복을 입어보고 다음 날 귀국했다.
테이블축구는 중국 선수단 차지다. 왕레이 선수단장부터 커제·딩하오·진위청·쉬자양 등 거의 모든 선수가 테이블축구를 즐긴다. 탁구는 한국과 중국 선수 모두에 인기다. 한국 선수 중에선 설현준, 중국 선수 중에선 왕싱하오의 실력이 돋보인다. 신진서도 라켓을 잡았지만, 썩 어울리지는 않았다. 당이페이와 롄샤오는 구기 종목에 흥미가 없는 듯 열심히 러닝머신만 탄다. 저녁마다 저녁 운동회를 지켜본 결과, 올해 출전 선수 최고의 스포츠맨은 셰커다. 농구, 당구, 탁구 안 끼는 종목이 없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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