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에너지 장관에 프래킹 전문가…백악관 대변인엔 27세 캠프 대변인

임성수 2024. 11. 17. 10: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방장관, 법무장관 지명자 연이은 성 추문
법무장관 지명자에 공화당 최소 5표 이탈 조짐
트럼프는 인선 강행 방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에너지부 장관에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석유 서비스 회사 최고경영자를 지명했다. 백악관 대변인에는 역대 최연소인 27세 여성 대변인을 임명했다. 정치 경력이 부족해도 충성심이 강한 측근 인사를 요직에 지명하는 파격 인선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에너지부 장관에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크리스는 에너지 분야의 선도적 기술자이자 기업가”라며 “크리스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촉진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지정학을 변화시킨 미국 셰일 혁명의 시작을 도운 선구자”라고 말했다.

라이트 지명자는 2011년 프래킹(fracking·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버티에너지를 설립했다. 화석 에너지 예찬론자인 그는 정치 경험은 없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기후 위기와 재생 에너지에 부정적인 인사다. 라이트 본인 스스로 “기술 괴짜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한 동영상에서 라이트는 “기후 위기는 없으며, 우리가 에너지 전환의 한 가운데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라이트는 2019년에는 프래킹에 사용되는 액체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카메라 앞에서 이를 직접 마시는 퍼포먼스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아내와 함께 트럼프를 위한 기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에너지부는 화석 연료에서 풍력, 태양열, 원자력 등 비(非) 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부는 석유와 셰일 가스 등 화석 에너지 사용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선거 내내 석유를 “액체로 된 금”이라 부르며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 시추를 늘리자는 구호)”를 외쳐왔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15일 에너지 정책을 총괄할 국가에너지회의(National Energy Council) 신설도 발표한 바 있다. 국가에너지회의의 의장은 내무 장관으로 지명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끌고, 라이트 지명자도 참여한다. 트럼프는 두 사람이 “미국의 에너지 지배를 주도할 것”이라며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의 인공지능(AI) 무기 경쟁에서 승리하며 미국의 외교력을 확장해 전 세계의 전쟁을 종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한 캐롤라인 레빗. 연합뉴스


트럼프는 또 백악관 대변인에 대선 캠프 대변인이었던 캐롤라인 레빗(27)을 발탁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캐롤라인 레빗은 나의 역사적인 선거운동에서 내신 대변인으로서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나는 그녀가 대변인 연단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미국 국민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레빗은 1997년생으로 미국 역사상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팀 ‘대변인보’로 일했다. 2022년 뉴햄프셔주에서 하원의원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현직 의원에 패배했다. 유엔 대사로 내정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의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트럼프가 속전속결로 2기 행정부 인선을 발표하고 있지만 ‘충성심’ 위주 인사 탓에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40대로 파격 발탁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와 멧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는 각각 성 비위 의혹이 불거졌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지난 2017년 4월 폭스TV 진행자 자격으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인터뷰하는 모습.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헤그세스 지명자가 2017년 10월 캘리포니아에서 보수단체 회원이었던 당시 30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됐으며,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 측은 성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성적 접촉이 합의하지 않은 것이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이츠 지명자는 과거 17세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매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게이츠가 법무장관 지명 직후 곧바로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하면서 윤리위 조사도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역시 게이츠 지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공화당 인사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내에서 최소 5명 이상의 상원의원이 게이츠 인준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에서 53석을 확보한 상태인데, 이중 5명이 이탈하면 게이츠의 인준은 어려워진다.

CNN은 “트럼프 측근들과 의원들은 게이츠가 상원 인준에 필요한 51표를 확보하기 위해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게이츠를 내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보고 있고, 그를 지명하는 것이 공화당의 시급한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