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시진핑 "디커플링 해법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16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했다. 두 사람 사이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정상회담이다.
백악관 취재단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약 4분간의 모두 발언에서 “양국은 서로를 파트너이자 친구로 대하고 서로의 성공을 도울 때 양국관계는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이라며 “그러나 라이벌이나 적으로 여기고 악의적인 경쟁을 추구하며 상처를 주려 한다면 양국 관계는 흔들리거나 심지어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국 관계로서 안정적인 중ㆍ미 관계는 양국 국민의 이익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미래와 운명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은 양국 국민의 안녕과 국제 사회의 공동 이익을 염두에 두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ㆍ중 관계의 순조로운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의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양국 관계의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또 “디커플링(decouplingㆍ공급망 분리 등 탈동조화)과 공급망 교란은 해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내년 1월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펼 것으로 예상되는 강경한 대(對)중국 기조를 미리 견제하는 취지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분 30초간 이어진 모두 발언에서 “저는 우리 둘이 함께 이룬 진전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항상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대화는 항상 솔직했고 서로를 속인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 혹은 가장 중요한 관계이다. 우리가 어떻게 함께 지내느냐에 따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양국 간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세 번째 대면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2022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회담을 했고,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회의를 계기로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두 번째 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퇴임하는 만큼 시 주석과의 대면 정상회담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양자관계 현안과 함께 두 사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돕기 위한 북한의 파병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할지 관심을 모은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회담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군 파병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알렸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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