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구 "마약 연기? 이제 그만…거친 멜로 하고파" [엑's 인터뷰③]

이창규 기자 2024. 11. 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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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연달아 마약 중독자 캐릭터를 연기해낸 최동구가 다음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서 '재벌X형사'에서의 실감나는 마약 중독자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던 최동구는 한 기사로 인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극중 마약사범으로 체포되어 끌려가는 엔딩을 맞았는데, 실제 마약사범으로 체포된 것처럼 기사가 났기 때문.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냐는 물음에 최동구는 "다행히 이번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웃은 뒤 "요즘 항상 고민하는 건데, 언제부턴가 새로움이 클리셰가 되는 세상 아닌가. 이 세상에는 새로움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배우는 새로움을 만들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새로움을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마약에 중독된 1차원적인 연기를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러면 껍데기 연기만 하게 될뿐이니까. 그런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약쟁이' 연기보다는 선호의 내면으로 많이 접근했다.
선호가 갖고 있는 마음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자들도 감옥에 가거나 교도소에 수감되면 탈출을 하고 싶어하지 않나. 선호는 완전 반대의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정선호에게는 물리적인 감옥보다 더 감옥같은 게 현실이었고, 그런 현실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던 곳이 감옥이었던 것"이라며 "물론 그래서는 안되지만, 현실이 너무나 감옥같고 힘들었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러서 그곳으로 탈출하고 싶었던 건데, 아버지의 '빽'으로 계속 밖에 나오니까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과학 실험할 때 비커에 투명한 물이 담겨져있을 때 검은색 잉크를 떨어뜨리면 천천히 물들지 않나. 선호가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여리고 순수했던 아이인데, 사탄이 등장하면서 엄마도 죽고 가족들이 하루아침에 바뀐 거다. 그런 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착하게 자랐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탄이 망쳐놓은 거다. 타의로 인해 타락하게 됐지만, 본질은 순수하고 여린 친구다. 그래서 끝까지 고체로 굳지 않고 액체로 남아있을 수 있던 것 같아 고마웠다"고 선호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데뷔 후 매년 쉼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최동구는 '지옥에서 온 판사'를 촬영하던 시기 '화양리 브라더스'라는 연극의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이렇게 활동할 수 있던 그의 원동력은 '행복'이었다.

"인생의 목표가 배우이기에 앞서서 행복이다. 인간의 목표는 행복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 스스로 안주하고 싶지 않았던 거 같다. 마음이 맞는 구성원들과 생산적이고 지금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예술세계를 생산적으로 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이들과 지치지 말자, 버텨야 된다는 모토를 주제로 앞으로 제 삶에 있어서 계속 극복해나가야 하고 반성해나가야 하는 삶의 청사진을 연극으로 그려봤다."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시즌2에 대한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죽음을 맞이한 만큼 시즌2가 제작된다면 출연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터. 최동구는 "시즌제가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다"며 "마약은 이제 그만하자"고 웃었다.

그는 "예전부터 저는 사람의 본질을 깊게 탐구하는 역할, 삶의 애환을 깊게 녹여내는 철학적인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사실 저도 객관화를 잘 하는 편이라 정통 멜로는 못할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그러다보니 진한, 거친 멜로물들은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내비쳤다.

최근 개인적인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최동구는 "예술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생각하는 게 인간은 미완성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앞으로도 글허고 계속 반성하고 극복하고 계속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건 돈이 아니라 배고픔이기 때문에
묵묵히 막다른 길 끝에는 과연 뭐가 있을지 보고 싶은 성격이라 경거망동하지 않고 올 한해도 알차고 생산성 있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자신의 2024년을 요약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에 대해서는 "사회를 더 깊숙하게 바라보게 만든 작품이다. 이분법적인 논리를 떠나서 사람을 탐구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최동구의 삶에 있어서는 좋았다, 즐거웠다기보다 심오하고 깊숙한 생각을, 보다 나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동구는 "당장 눈앞의 목표를 세우진 않지만, 글을 좋아해서 시도 쓰고 희곡도 쓰는데 내년에도 나만의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배우로서도 어떤 운명적인 역할이 나에게 올지 모르겠지만 신나고 설렌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관객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배우로서 다가가길 희망한다"고 인사했다.

사진= 해와달엔터테인먼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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