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타율 0.455' 뜨겁게 달아오른 방망이…대표팀에서도 빛나는 '3할 유격수' 박성한 [프리미어12]

유준상 기자 2024. 11. 17.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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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대한민국이 8회말 터진 박성한의 역전 2타점 적시 3루타에 힘입어 9:6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한국 박성한이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대표팀 내야진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박성한(SSG 랜더스)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리고 있다.

박성한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네 번째 경기 도미니카공화국전에 8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 2득점으로 팀의 9-6 승리를 견인했다.

박성한은 3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대표팀이 도미니카공화국에 0-6으로 끌려가던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기회를 마련했다. 이후 최원준(KIA 타이거즈)의 볼넷과 홍창기(LG 트윈스)의 1루수 땅볼 때 한 베이스씩 이동한 3루주자 박성한은 1사 2·3루에서 신민재(LG)의 투수 땅볼 때 상대실책을 틈타 홈으로 들어왔다.

16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8회말 2사 2,3루 박성한이 역전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성한은 7회말 유격수 땅볼로 돌아섰으나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표팀이 5-6으로 지고 있던 8회말 2사 2·3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3루타를 터트렸다. 전력질주 후 3루에 안착한 박성한은 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고, 대표팀의 '아파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후속타자 최원준의 1타점 2루타 때 홈으로 향하면서 득점까지 만들었다.

이날 공격이닝 8이닝 중에서 대표팀이 점수를 뽑은 건 단 2이닝뿐이었지만, 두 차례 모두 빅이닝(6회말·8회말 각각 4득점)이었다. 박성한이 두 차례의 빅이닝에 모두 기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경기 후 박성한은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 모두 뭉쳐서 역전했다. 중요한 순간에 내게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잘 살려서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며 "(타구가 날아갈 때) '해냈다' 싶었다. 그 생각만 했다. 타구가 날아가는데, 속으로 '와, 내가 이걸 해냈구나'라고 생각했다. 소름이 돋았다. 세리머니가 컸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너무 기쁜 나머지 그런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8회말 2사 2,3루 박성한이 역전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2017년 2차 2라운드 16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박성한은 상무 입대 후 성장세를 보였고,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21년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137경기 489타수 147안타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1로 데뷔 첫 10홈런-10도루와 함께 3년 만에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렸다.

가치를 인정받은 박성한은 지난 7일 발표된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성인 대표팀만 놓고 보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지난해 개최) 이후 이번이 박성한의 두 번째 대표팀 승선이었다.

박성한은 대회 첫 경기였던 13일 대만전에서 선발 제외됐다. 유격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김주원(NC 다이노스)이었다. 상대 선발 린위민이 좌완인 점 등을 고려한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김주원은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박성한은 마지막까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대표팀은 이튿날 쿠바전을 앞두고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상대 선발(리반 모이넬도)의 유형이 좌완이었지만, 김주원이 아닌 박성한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8번타자 겸 유격수로 나선 박성한은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팀의 8-4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16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2회초 무사 만루 한국 유격수 박성한이 도미니카 데 레온의 타구를 수비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성한은 계속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5일 일본전에서도 8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성한은 4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활약했다.

특히 박성한은 15일 일본전과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삼진을 단 한 차례도 당하지 않는 등 상대 투수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17일 현재 박성한의 대회 성적은 11타수 5안타 타율 0.455 2타점 3득점.

대표팀은 물론이고 소속팀 SSG도 박성한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박성한의 상승세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18일 호주전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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