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피크닉·요가…키즈카페까지 [JAPAN NOW]
코로나 기간에 반짝 늘기는 했지만 일본 골프업계 고민거리 중 하나는 줄어드는 골프 인구다. 특히 노년층이 건강 등의 문제로 더 이상 골프장을 찾지 않게 되는 날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일본 경제산업성 레저백서에 따르면 일본 골프 인구는 지난해 515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기간에 560만명까지 깜짝 늘었지만 도로 감소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지난해 골프웨어 시장 규모가 코로나 전보다 40% 이상 늘었다는 점. 골프웨어에 관심을 두는 계층은 젊은 층과 여성이다. 이들을 잡기 위한 골프장의 다양한 노력을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쿄 소부컨트리클럽은 여성 샤워실의 샤워 수전을 ‘리파’로 교체했다. 버블 샤워기로 유명한 리파는 고급 라인업 기준 1개당 5만엔에 육박할 정도의 고가 제품이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지만 소부컨트리클럽은 레이디티를 그린에 가깝게 앞당기고, 골프 코스 중간중간 깨끗이 단장한 여성용 화장실 수를 늘리는 등 여성 고객 유치에 열심이다.
170여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PGM)는 내년 여름까지 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을 기존의 두 배로 늘린다. 햇볕에 피부 타는 것을 싫어하는 여성이나 퇴근 후 짧게라도 골프를 즐기려는 젊은 층을 겨냥했다. PGM의 골프장을 방문하는 40대 이하 비중은 낮에는 35%에 불과하지만 야간에는 75%까지 치솟는다.
통신 회사 NTT도코모는 최근 ‘골프미(GOLFme!)’라는 상품을 내놨다. 6개월 약정 기준 월 8980엔(세전 기준, 약 8만1500원)에 전국 44개 골프장에서 원하는 만큼 골프를 칠 수 있는 상품이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손실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젊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차원에서 상품이 출시됐다.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은 대부분 40대 이하,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골프를 모르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치바현의 한 골프장은 클럽하우스 공간 일부를 카페로 바꿔 지역민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 인근에 변변한 카페가 없었던지라 금세 지역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됐다.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골프장 내 스크린골프장이나 퍼터연습장 등을 찾으면서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곳 카페 일부는 키즈카페 형태로 꾸며져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 골퍼가 방문할 경우 이곳에서 아이를 맡아준다. 키즈카페는 지역 주민을 고용해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골프장이 넓은 잔디밭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착안해 여름에 야간 피크닉 행사를 여는 골프장도 등장했다.
도치기현 모 골프장은 여름 동안 특정 날짜를 정해 고객을 아예 받지 않고 온종일 지역민에게 개방한다.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를 설치하기도 하고, 간단한 골프 게임을 즐기는 곳도 마련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골프에 친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바현 모 골프장은 1박 2일 별 보기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름 중 하루 골프장을 야간에 개방해 고객이 원하는 곳에 텐트를 치고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봄·가을 골프장 잔디밭에서 요가 행사 등을 여는 골프장도 등장했다. 모두 자연으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lee.seungh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4호 (2024.11.13~2024.11.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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