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연승 응원! 한국야구 '웃픈 현실'…'류중일호' 4강 경우의 수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1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전에서 3-6으로 역전패한 뒤 관중석 한국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비현실적인 경우의 수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웃픈 현실에 직면했다.

대만과 일본에 모두 패하면서 4강 티켓 자력 획득은 불가능하게 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전에서 두 차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6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5경기 중 3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1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13일 개막전에서 홈팀 대만에 2회 홈런 2방으로 6실점하며 3-6으로 패퇴한 한국은 14일 쿠바전에선 8-4로 쾌승했다. 이어 일본전에 나섰으나 3-2 리드로 앞서가다가 상대에 2타점 적시타, 투런포를 내주면서 역전패했다.

이번 대회는 총 12개국이 참가하며 6개국씩 두 조로 나뉘어 각 조 상위 두 팀씩 총 4개팀이 오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 리그전을 벌이고 이후 24일 결승전과 3~4위전이 치러진다.

대한민국(오른쪽)과 일본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1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앞두고 도열했다. 경기는 일본의 6-3 역전승으로 끝났다.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한국은 B조 2위 안에 들어 4강에 가는 것을 1차 과제로 세웠으나 대만, 일본에 모두 지면서 목표 달성이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에 몰렸다.

지난 15일까지 B조 순위는 일본과 대만이 나란히 2승을 거둔 가운데 호주가 1승 1패로 3위다. 도미니카공화국과 한국이 1승 2패, 쿠바가 2전 전패다.

한국 입장에선 한일전 패배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개막전 대만에 진 것이 뼈아프게 됐다. 대만을 이겼더라면 일본전 진 것과 상관 없이 4강 자력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대만에 패하면서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일단 류중일호는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다. 16일 오후 7시30분 톈무야구장에서 열리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4차전, 하루 쉬고 18일 오후 1시에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 5차전을 모두 이겨야 한다.

그러면서 호주의 선전을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

호주가 16일 쿠바전, 17일 대만전을 이긴다면 한국은 슈퍼라운드 진출 희망을 살린 채 호주와 18일에 싸울 수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투수 정해영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1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전에서 7회말 상대 모리시타 쇼타에 투런 홈런을 얻어맞은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3-6으로 역전패했다.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한국 입장에선 B조 최강인 일본이 대만과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등 남은 3팀과의 경기를 모두 이겨 5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하는 게 낫다.

그런 다음 호주가 쿠바와 대만을 누르고, 한국이 그런 호주를 이겨 한국과 호주, 대만이 모두 3승 2패를 기록하면 대회 규정에 따라 4강 티켓을 다퉈볼 수 있다.

한국과 호주, 대만 등 조별리그 전체 승패가 같은 3팀은 상대 전적에서도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하게 되기 때문이다.

쿠바(2패)와 도미니카공화국(1승 2패)도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3승2패까지 가능하지만 두 팀 모두 일본전을 남겨두고 있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일본이 한 경기라도 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한국 야구는 호주의 분전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대만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1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한국을 6-3으로 누른 뒤 마운드에 모여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3개 이상의 팀이 동률이고, 동률팀 사이 승자승 규정으로 순위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엔 득실 점수 차이로 순위를 가르는 팀 성적지표(Team Quality Balance·TQB) 규칙을 따른다. 득실 차이로 순위를 가린다는 점은 축구 등 여타 종목과 비슷하지만 비교 수식은 다소 복잡하다.

팀 성적지표는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의 식으로 계산된다. 복잡한 등식으로 양 팀의 우위를 정하는 이유는 야구에선 9회말 공격이 이뤄지지 않는 경기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연장 승부에서 점수를 대거 획득할 수 있는 야구 종목의 독특한 특징도 있다.

팀 성적지표를 통해서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으면 자책점에서 팀 성적지표를 뺀 수치가 높은 팀이 상위를 차지하고 이마저도 같으면 동률팀 간 경기에서 타율이 높은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간판 타자 김도영이 14일 대만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201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전에서 2회말 만루홈런을 때린 뒤 주루하고 있다.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이 기록까지 똑같으면 동전 던지기로 순위를 결정한다.

결국 호주가 앞으로 2경기를 이기고, 한국도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긴 뒤 호주전을 크게 이겨야 하는 4강이 가능한데 현실화 여부엔 상당한 물음표가 붙는다.

홈팀 대만의 전력이 좋아 호주전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호주-대만전 이전에 호주가 16일 쿠바를 이길지도 알 수 없다.

한국 치어리더들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1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한국-일본 맞대결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잔여 일정

11월16일 오후 1시 호주-쿠바(톈무 야구장)
11월16일 오후 7시 대만-일본(타이베이돔)
11월16일 오후 7시30분 한국-도미니카공화국(텐무 야구장)
11월17일 오후 7시 쿠바-일본(톈무 야구장)
11월17일 오후 7시30분 대만-호주(타이베이돔)
11월18일 오후 1시 한국-호주(텐무 야구장)
11월18일 오후 7시 일본-도미니카공화국(톈무 야구장)
11월18일 오후 7시30분 쿠바-대만(타이베이돔)

사진=타이베이, 박지영 기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