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은행 낙엽 · 열매 하나 버릴 게 없구나!
은행나무는 가을이 되면 노란 황금빛으로 변해 보는 이로 하여금 풍요로운 정서를 느끼게 한다.
이런 은행나무가 낙엽뿐 아니라 열매까지 인간에게 유익을 남긴다.
은행잎은 관광객들에게 낭만을 주고, 퇴비가 되기도 한다. 또 은행 열매는 어르신들의 보양 간식으로 충실한 역할을 한다.
송파구, 춘천 남이섬에 은행잎 20t 보내 '송파은행나무길' 조성
송파구(구청장 서강석)를 15일 떠나 춘천시 남이섬으로 향하는 은행잎 20t이 남이섬 ‘송파은행나무길’을 노랗게 물들일 예정이다.
지난 2006년 시작된 두 지역의 특별한 인연은 올해 19년째를 맞았다. 매년 가을 송파구는 구 전역에서 모은 은행잎 20t을 남이섬에 깔아 ‘송파은행나무길’을 조성해 왔다. 기온이 낮아 단풍이 이르게 지는 남이섬에서 11월 말에도 샛노란 은행잎을 밟을 수 있는 이유다.
이로써, 송파구는 낙엽 소각 비용의 10%에 불과한 운반비 정도로 낙엽을 처리하게 됐으며, 남이섬은 구에서 공수한 은행잎으로 때 지나 황량한 관광지에 더 오래 손님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양측 모두에 이로운 일거양득 효과를 만든 셈이다.
이 외도, 구는 매년 발생하는 600여 t 낙엽을 수도권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로 경기·강원 일대 친환경 농장으로 보내져 특용작물의 냉해를 예방하는 보온재나 친환경 퇴비로 그 쓰임을 다한다.
실제로, 구의 처리비 절감액과 재활용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2년 4200만 원이던 절감액은 2019년 1억 원을 돌파하며 갑절 이상 뛰었다. 올해도 구는 낙엽 발생 예상량의 98%인 670t을 재활용 목표로 잡고, 낙엽 처리비용 1억 2000만 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15일 새벽 분류작업을 거쳐 깨끗이 선별된 송파구의 은행잎을 환경공무관들이 직접 차량에 싣고 남이섬으로 이동했다. 이처럼 송파구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받던 낙엽이 남이섬과 유기농 농가의 필수품이 돼 가고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사소한 낙엽으로 도농상생과 예산 절감을 이뤄낸 것은 공익을 향한 창의와 혁신의 공직마인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구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환경과 자원을 생각하는 아이디어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성동구, 조기 채취한 은행나무 열매에 이웃사랑 담아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중랑천 송정제방 일대 은행나무 열매를 조기 채취, 쾌적한 보행 환경을 조성한 동시에 따뜻한 이웃 나눔을 실천했다.
은행나무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 매연과 분진, 공해에 강하고, 이산화탄소 등 대기 중 유해 물질을 빨아들여 공기 정화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 화재와 병충해에 강해 가로수로 적합한 수종이다. 그럼에도 은행 열매에서 나는 악취와 잔재물은 보행자 및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성동구 송정제방길(송정동 73-851 일대)은 서울을 대표하는 단풍길로 손꼽히는 곳으로 112주의 은행나무(암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매년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가을철 명소이지만 은행나무 열매로 인해 악취와 통행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구는 은행나무 열매로 인한 각종 불편을 해소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열매 낙과가 시작되기 전인 10월 중순부터 약 20일간 은행나무 열매 채취 사업을 진행했다.
총 600kg가 채취되었으며, 구는 채취한 수확물을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 지역 내 경로당에 전량을 기증하기로 했다. 기증에 앞서 중금속 검사와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하였으며, 모든 수확물이 ‘안전’ 적합 판정을 받았다.
수확물은 지난 11월 8일 경로당 165개소에 전달, 어르신들은 가을의 따뜻한 정취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번 은행나무 열매 채취 사업은 가로수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악취 등 생활 속 불편을 최소화하여 주민들의 만족이 높다”며 “어르신들께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쾌적한 가로환경 조성을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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