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사무국 출범…3국 정상 “북·러 침략전쟁 확대 강력규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 전에 기념을 촬영하고 있다. 리마=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한·미·일은 북한과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 침략 전쟁을 위험하게 확대하기로 한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수도 리마를 방문 중인 3개국 정상은 이날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무기와 탄도미사일 이전을 포함한 러·북 군사 협력 심화는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고려할 때 특히 심각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유엔 헌장 제51조에 명시된 국가의 고유한 권리인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지지하는 데 있어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공동성명엔 지난해 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처음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강화된 3국의 협력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하기 위한 ‘한·미·일 사무국’ 설치 내용도 담겼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15개월 동안, 우리는 지속가능한 3국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며 “오늘 우리는 공동의 의지를 조율하고 이행하기 위한 한·미·일 사무국 설립을 발표한다”고 했다. 이어 “신설되는 사무국은 우리가 함께 하는 일이 인도-태평양을 번영하고, 연결되며, 회복력 있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목표와 행동들을 더욱 일치시키도록 보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내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회의인 만큼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는 내용도 담겼다. 3국 정상은 “우리의 협력은 3국 정부의 각 분야에서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되었고, 우리는 우리의 국민들을 위해 더욱 밝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 왔다”며 “우리는 우리가 이룬 파트너십이 자랑스러우며, 한·미·일 관계가 향후 수년 간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평형의 기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리마=김현동 기자

성명 발표에 앞서 진행된 정상회의에서도 지속적인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오늘 만남은 한·미·일 협력의 지속적 발전에 대한 3국의 굳건한 의지를 잘 보여준다”며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한·미·일 협력은 3국 모두의 국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서 볼 수 있듯이 엄중한 역내외 안보 환경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며 “오늘 회의 결과로 출범하게 될 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은 3국 간의 더 큰 협력을 이끄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님 주도로 열린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한·미·일 협력은 날로 견고해지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님의 지도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3국 협력의 경험이 빠른 속도로 축적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3국 협력은 이제 안보를 넘어 경제, 인공지능(AI), 퀀텀 등 첨단기술, 미래 세대의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제도적인 협력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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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미·일 협력 굳건한 의지” 바이든 “영속할 파트너십 구축 희망” 이시바 “계속 파트너십 강화”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위험하고 불안을 야기하는 러시아와의 협력에 우리가 대처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변화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곤 “이 중요한 3국 정상회의를 여는 것은 저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영속할 수 있는 이런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에 대해 큰 성과라고 믿는다”고 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은 (3개국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되게끔 구축됐다”며 “그것이 나의 희망이자 기대”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로의 교체를 의식한 듯“우리는 중대한 정치적 변화의 시기에 도달했다”며 “이 파트너십 구축의 일익을 담당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3국이 굉장히 만만치 않은 안보 환경에 직면하고 있지만 우리 3국 간 안보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며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3국 간 안보 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됐고, 프리덤 엣지 공동 훈련을 통해 최근 더 실체화됐다”고 했다. 이어 “3국 협력 사무국 제도화를 통해 계속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북한을 비롯한 여러 도전에 함께 대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전 기념을 촬영하고 있다. 리마=김현동 기자

한·미·일 정상회의가 끝난 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선 그간 양국 정상의 활동을 평가하고,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 마지막 정상회담인 만큼 석별의 정을 나눴다.

리마=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