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대통령" 외치다 쥐 죽은 듯…당선무효형에 자기들끼리 실랑이

김수현 2024. 11. 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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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무죄" 소리 높이다 충격 휩싸여
"짜고 치는 것 아니냐" "마이크 꺼라" 격앙
자리 퇴장 인원 속출…한쪽에선 실랑이도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도 중대 고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전 지지자들은 광기에 가까운 열기에 휩싸이며 자신만만했지만, 법원이 결과를 내놓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의원직을 잃고,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판결 직전 지지자들은 광기에 가까운 열기에 휩싸이며 자신만만했지만, 법원이 결과를 내놓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소리를 지르는 한편, 눈물을 터뜨리며 "이재명이 대통령"이라고 고성을 질러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은 '국회의원직'을 잃는데, 검찰은 앞서 결심공판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선고 이후 재판정을 떠나며 선고 결과에 대해 "항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만약 항소심·상고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유지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과 동시에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기 대선은 물론 차차기 대선까지 출마가 제한된다. 이날 결과는 이 대표의 운명을 가를 '1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라,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혐의 1심 선고를 앞둔 서울중앙지법은 재판 결과 발표 직전 흡사 축제 분위기였다. 법원은 보안요원을 대폭 증원하고, 청사 내부에 일반 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경비 태세를 갖췄지만, 법원 내부는 이미 지지자들로 잠식된 모양새였다.

지지자 대다수는 푸른 계열의 옷이나 소품을 장착하고 법원을 향해 "이재명은 청렴하다"고 외치거나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연호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기레기(기자+쓰레기)가 되면 되느냐, 나라를 살리는 길로 써야 할 것 아니냐"고 다그쳤고, 경찰들이 원활한 협조를 요청하자 "뭘 협조를 하냐. 대표님 지지하려고 왔지 경찰들 말을 들으려고 왔느냐"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친야·친여 성향 유튜버들은 펜스를 가운데 두고 대치하며 "김건희는 사람도 아니다" "재명아 (감옥) 특실 비워놨다"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이 대표의 공판과 관련해, 이 대표는 의원들이 현장에 오지 않는 게 좋겠다는 '자제령'을 내렸지만, 70여 명의 의원들이 현장을 찾으며 보좌에 나섰다. 일부 의원은 이 대표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기도 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민주시민 국민항쟁 추진연대 등은 서울중앙지검 서문에서 이 대표의 무죄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노래 '질풍가도'를 주제로 "이재명은 무죄다"를 연호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대한민국은 다 민주당이어야 한다" "시정과 도정을 청렴하게 이끈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다"고 힘을 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현장은 쥐 죽은 듯 급히 고요해졌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그러나 이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현장은 쥐 죽은 듯 급히 고요해졌다.

지지자들은 웅성거리다 저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현 상황을 믿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이게 맞는 거냐" "짜고 치는 것 아니냐" "미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낙심한 표정으로 앉아있거나 자리를 퇴장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시간이 지나자 거센 분노도 휘몰아쳤다. 한 지지자가 "징역 1년에…"라고 판결문을 읽자 "조용히 하라"며 매서운 눈초리와 질타가 이어졌다. 아직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지지자에게 "마이크 꺼버려라. 연설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지금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데!"라는 포효도 나왔다.

"이재명이 대통령이다. 이재명은 무죄다!"라는 외침에 "당장 어떻게 할지부터 이야기하라고!"라는 격앙된 반응도 있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한곳에 모여 씁쓸한 표정으로 담배를 태웠다. 크고 작게 벌어지는 실랑이들을 현장 스태프들이 제지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한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이라는 가사의 '질풍가도'가 다시 울려 퍼졌지만, 호응하는 인원은 많지 않았다.

한편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제 스타트를 끊었다. 이 대표는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은 금고형 이상이면 의원직과 피선거권을 잃는다. 정치권에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보다 위증교사 사건에 무거운 형량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대장동·성남FC,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 등 다수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은 금고형 이상이면 의원직과 피선거권을 잃는다. 정치권에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보다 위증교사 사건에 무거운 형량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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