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살인 예고글 작성한 혐의 20대 남성 구속영장 기각
자신이 관리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야탑역 살인 예고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의 구속영장이 15일 기각됐다.
수원지법 송백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20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사유에 대해 송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행을 반성하고 증거가 수집된 점, 범행의 경위와 정도, 가족 관계, 초범인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 내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B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해당 게시물은 캡처된 형태로 SNS 등에 유포됐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역 주변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을 강화했다.
B 사이트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다. 메인 페이지에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안전 커뮤니티", "IP 및 신상 걱정 없이 이용하는 사이트"라는 등의 소개 글이 적혀있었다.
경찰은 국제 공조 등을 통해 지난달 29일 해당 사이트의 서울 사무실 소재를 파악한 뒤, 사이트 운영자 C씨 등 3명을 검거하고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A씨의 신원을 특정해 이달 13일 오후 5시 50분쯤 서울의 한 거리를 지나던 A씨를 발견해 56일 만에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운영자 C씨와 다른 관리자 2명 등 20대 남성 3명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해당 사이트의 또 다른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며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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