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대환영” 간만에 웃은 與....국정동력 회복 기대하는 여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유죄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에선 간만에 화색이 돌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법원 선고 직후인 15일 오후 3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지키겠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어제(14일) 민주당 정권이 5년간 뭉갠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더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이후 “정치판결”이라며 불복 움직임을 보이자 “콜롬비아 마약왕 에스코바르처럼 자기 사건 없애려 법원을 밀어버리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민주당의 사법부 겁박과 보복을 막아내겠다”고도 했다.
같은 시각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선 함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추경호 원내대표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취재진 앞에 나서서 “역시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추 원내대표는 “아무리 거대 야당의 힘으로 방탄의 둑을 겹겹이 쌓아도 정의의 강물을 막을 수 없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무죄와 방탄을 위한 무력시위와 선동 정치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비겁한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길 바란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김기현·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도 일제히 “사필귀정”이라는 환영 메시지를 냈다. 열흘 뒤 열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25일)에 대한 여권 기대도 한층 올라갔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오늘 결과는 4개의 사건 중 하나에 대해서만 내려진 판결”이라며 “위증교사와 대장동 의혹 등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도 엄정한 판단이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유죄 선고에도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메시지도 없었다. 참모들 또한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사법부의 판결에 정치적 영향을 미쳤다는 조그마한 오해도 받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유죄 선고가 국정 동력을 회복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라왔던 여권은 일단 한숨 돌린 눈치다. 당초 이달 말로 예정했던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난 7일로 앞당겼던 것도 이 대표 재판 결과에 앞서 윤ㆍ한 갈등 등 여권 난맥상을 정리하기 위한 일종의 정지 작업에 가까웠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 등 친한계 요구를 대거 수용했고, 이에 여당의 계파 간 갈등도 잠시 휴전된 상태다.
국민의힘의 영남 중진은 “윤 대통령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불만 중 하나는 ‘이재명 하나 못 잡아넣느냐’는 것이었다”며 “이번 유죄 판결이 기죽은 보수층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갤럽(12~14일, 전화면접)이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로 전주 대비 3%포인트 오르며 10%대를 벗어났는데, 대구·경북(TK) 지지율이 지난주(23%)보다 14%p 오른 37%를 기록하며 반등의 주요 역할을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선고 이후인 다음 달부터 내각 및 대통령실 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국정쇄신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있다. 거기에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핵심 국정 목표로 공언한 양극화 타개를 위한 예산 증액은 물론, 필요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국정 동력 회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천개입 의혹 사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 등으로 인해 여권 내 갈등이 잠복해 있는 것은 변수다.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김기정·박태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르신 2시간 웨이팅 했는데…"새치기 아냐?" 그 젊은이 비밀 | 중앙일보
- 유명 셰프도 호텔서 숨진 채 발견…의문사 줄잇는 러시아, 무슨 일 | 중앙일보
- 새벽 4시 목격한 끔찍 장면…내 아내는 우울증입니다 | 중앙일보
- 성기구 쓴 김소연 "환상의 세계 갔다"…야한 드라마로만 보면 오산, 왜 | 중앙일보
- 김숙 "한가인에 축의금 5만원 내고, 밥 안 먹었다"…20년전 무슨 일이 | 중앙일보
- 19년만의 복귀 타이슨, 31살 어린 복서 도발에 '핵따귀' 날렸다 | 중앙일보
- 장갑차까지 출동했는데…"야탑역 30명 죽인다" 작성자 정체 충격 | 중앙일보
- "물병에 소변 보면 스태프가 치웠다"…갑질 터진 유명 남배우 충격 | 중앙일보
- "이제 못 참겠는데?"…채림, 중국인 전 남편 루머에 분노 | 중앙일보
- "역겹다" 시체 썩는 악취 깜짝…수천명 홀린 '3m 거대꽃' 정체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