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주목!' 새벽 1시 환전해도 손해 없어요 [세종살롱]
[한국경제TV 전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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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일시 : 2024년 11월 15일 오후 5시 ◆ 진행 : 전민정 기자 ◆ 출연 : 기획재정부 김용준 국제금융과 사무관, 이용준 외환제도과 사무관
◇ 전민정 기자 : 안녕하세요. 세종살롱 전민정 기자입니다. "오늘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얼마에 거래를 마감했다"는 뉴스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이러한 외환시장에서의 외국환 거래 시간이 새벽 2시로 연장됐다는 사실 아시나요? 올해 7월 정부가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추진하면서 가능해졌는데요. 70년만에 외환시장의 거래 문턱이 낮아지면서 투자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세종살롱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의 에이스 사무관 두분을 함께 모셨습니다.
먼저 김용준 사무관님께 여쭤보겠는데요. 먼저 외환시장 구조개선, 크게 보면 외환시장 거래가 새벽 2시까지 가능해지고 외국금융기관도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골자인데요.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거죠?
◇ 김용준 사무관 : 외환시장은 우리나라 시장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입니다 그리고 또 나갈 때는 마지막 관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투자를 편하게 하려면 외환시장에서 편리하게 외환거래를 할 수 있어야겠죠.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예전에는 반드시 국내에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들과만 외환거래를 했었다고 하면 이젠 외국 금융기관들, 본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런던이나 뉴욕, 홍콩 등지에 있는 외국 금융기관들과 시차에 상관없이 깨어 있는 시간에 거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포인트고요. 국내 투자자들 같은 경우엔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해외 주식시장 운영 시간에 맞춰 외환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전민정 기자 :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새벽 2시로 연장된 지 벌써 4개월이 된 건데요. 올해 3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데, 실제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연장해 시장 문턱을 낮춘 덕분이라고 보시나요?
◇ 이용준 사무관: 외환거래량에는 수출입 거래나 증권투자자금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영향을 주는데요. 저희가 보기엔 올해 7월부터 외환시장이 개방되고 거래시간이 획기적으로 연장되면서 연장된 시간 동안의 거래량 증가가 외환거래량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향후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이 정착되고 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으로 새로운 투자자금들이 유입될 수도 있고요. 여기에 과거 역외선물환시장(NDF, 자국의 규제를 피해 조세·행정·금융 등에서 특혜를 누릴 수 있도록 타국에 형성된 선물환시장)을 활용했던 거래가 국내 거래로 점차 전환되면 국내 외환시장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전민정 기자 : 기존엔 국내 외환시장이 닫혀 있는 시간, 즉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전까지 해외 주식을 사고팔 때는 임시 환율인 '가환율'로 환전을 했는데, 이제는 새벽 2시까지 실시간 시장 환율로 투자가 가능해지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겐 어떤 혜택이 있을까요? ◇ 김용준 사무관 : 저희가 현장의 은행이나 증권사 관계자분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정말 말씀하신대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분들의 관심이 엄청납니다. 일례로는 어떤 개인투자자는 하루에 20억원에 가까운 돈을 한 번에 환전할 정도로 투자 규모도 어마어마하고요. 그런데 그동안 외환시장이 오후 3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는 열리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 자정에 애플과 같은 해외 주식을 사고 싶어도 '가환율'을 적용해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다음날 환율 변동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증권사나 은행 입장에서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5%를 더 뗍니다. 그러다 보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돈의 규모는 더 적어지겠죠. 이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투자 기회를 잃어버리는 셈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새벽 2시까지 거래시간이 연장됐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의 불편함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전민정 기자 : 최근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국채는 이제 선진국 클럽에 합류했는데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합니다. 여전히 신흥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죠. 우리 증시가 선진 시장 범주에 들어가기 위해선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정부도 검토 중인 사안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김용준 사무관 : '24시간 개방' 여부에 대해선 외환시장 구조개선과 관련된 대외행사나 회의가 있을 때마다 항상 질문을 받는데요. 다만 실효성을 좀 따져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물론 깨어있는 시간에 아무 때나 환전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환율의 변동이 심하다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당국도, 투자자들도 '충분한 유동성'과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전제로 24시간 개방을 모두 원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저희 역시 새벽 2 시까지 유동성과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이 유지됨을 충분히 확인한 이후, 그 다음 단계로 24시간 개방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 전민정 기자 : 실제 1단계로 새벽 2시까지 거래시간을 연장해보니 환율 변동성은 어땠나요?
◇ 김용준 사무관 : 원화를 거래하는 역외선물환시장(NDF) 시장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편이었고요. 미 연준의 빅컷이나 대선 등 여러 가지 정치경제적 이슈가 있었음에도 엔화나 호주 달러 등 여타 통화들과 비교해 봤을 때도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안정적이었습니다. 지금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연장한 지 넉달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는 시장 참가자들도 "상당히 안정적이다"라고 평가를 하고 있고요.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 전민정 기자 : 그렇다면 외환시장이 개방돼도 안전장치는 충분하다는 의미인가요?
◇ 김용준 사무관 : 기본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원화와 관련된 거래는 모두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한은에서 운영하는 외환전산망 덕분인데요. 이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시스템이어서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가들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싶어할 정도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외환거래를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장치 미흡과 관련된 우려는 기우라고 할 수 있고요. 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수준이 4천억달러 이상, 세계 10위권이고, 대외 순자산까지 고려하면 8천억원이 넘습니다. 때문에 안정적인 대응이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전민정 기자 : 앞서 얘기 나눴듯이 세계채권지수 편입으로 국내 채권시장 규모도 더 커질텐데요. 외환시장 개방도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 이용준 사무관 : 네, 맞습니다. 채권을 포함해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하려면 ‘환전’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외환이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셈이죠. 외환시장 개방으로 외국인들의 원화와 관련된 외환거래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거래 비용을 낮아지면 결국엔 국내 채권 투자도 편해집니다. 이런 측면에서 FTSE 러셀도 지난 10월 9일 '외환시장 구조개선' 노력을 한국의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결정한 첫 번째 이유로 꼽기도 했습니다.
◇ 전민정 기자 : 외환 거래 시간이 늘어나면 딜링룸이 확대되는 등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어떤 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건가요?
◇ 김용준 사무관 :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 중 상당히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제3자 외환거래 허용'입니다. 통상적으로는 개인이 계좌를 갖고 있는 은행에서만 환전을 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없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보다 좀 더 높은 수준으로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외국 금융기관이 됐든, 국내 금융기관이 됐든 투자자 입장에서 경쟁력 있는 환율을 제공하는 곳을 이용해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를테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나 증권사들의 경우 외국 금융기관들에 비해서 직접적인 거래가 많지 않았는데요. 제3자 외환거래가 허용됨에 따라 충분히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면 해외 금융기관들과도 활발한 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외국 금융기관들도 외국환 업무 취급기관(RFI)으로 등록해 국내 금융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는데요. 이때 외국 금융기관들은 반드시 국내 원화 비즈니스 경험이 많은 국내 은행을 통해 거래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새로운 해외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나 거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 제공 기회 등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전민정 기자 : 하지만 기대만큼 개장시간을 연장했지만 거래가 많이 늘지 않고 있다라는 지적도 있고, 그래서 외국환 업무 취급기관들에게 수출기업의 환전 등 경상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가로 제도 개선이나 규제완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이용준 사무관 : 거래나 결제 절차 등은 모니터링 결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첫 관문은 통과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말씀하신대로 야간 시간대 유동 성을 늘리고 실거래 수요를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시킬 수 있도록 경상거래 환전을 허용하는 등의 과제를 검토하고 있고요. 시장 참가자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논의 내용의 윤곽이 잡히고 확정이 되는대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전민정 기자 : 오늘 세종살롱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민정 기자 j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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