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이게 나라야?" 李지지자 절규…반대편선 춤추며 "잔치국수 먹자"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법원 인근에서 각각 집회 중이던 보수‧진보 지지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오후 3시 5분쯤 이 대표의 유죄 소식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 도로에 모여 있던 약 1000여명의 지지자에게 전해지자 곳곳에선 “안 돼!”하는 절규가 터져 나왔다. 50대 한 남성은 “우리 대표님 어떡해”라며 눈물을 흘렸고, 60대 여성은 선고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면서 “이게 나라야, 진짜?”라고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남수남(73‧여)씨는 “검찰과 법원이 이 대표 부부를 죽이려고 이렇게 할 줄 알았다”며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다. 검찰청 담벼락 밑에서 줄담배를 피우던 김명완(70)씨는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 집에 갈 수가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 이재명 대표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년 남성은 인도에 쪼그려 앉은 채 상기된 얼굴을 무릎 사이에 묻었다. 또 다른 여성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검찰청 벽에 기대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지지자들이 이 대표 응원 도구로 썼던 파란색 풍선이 ‘펑’ 하고 터지고, ‘이재명은 무죄다’라고 적혔던 손 피켓 수십 장이 구겨진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재판부를 향해 원망과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한 60대 여성은 “얼마나 받아먹었는지 모르지만 판사부터 갈아 치워야 한다”고 소리쳤고, 한 노년 남성은 법원 방향으로 서서 주먹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을 수차례 내리치며 “야 이놈들아 나와. 열 받아 죽겠어”라고 울분을 토했다.
오후 3시 45분쯤 되자 지지자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며 해산했다. 한 60대 남성이 “아휴, 열 받네”라고 말하며 집회 현장을 떠나자 주변에 있던 다른 이들도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스를 차렸던 한 지지자는 “지금부터 떠나면 어떡하냐. 우린 뭉쳐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나팔을 불고 소리를 지르던 일부 지지자도 “내일 다시 광화문에서 모이자”는 집회 사회자의 말에 자리를 떴다. 등산 가방을 멘 70대 남성은 “내일 용산까지 앞장서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보수 진영을 지지한다는 이들이 모인 법원 앞 도로는 이 대표의 유죄 선고 소식이 전해지자 축제 분위기가 됐다. 이들은 다 같이 자리에서 기립해 “만세”라고 환호했다. 무대에 선 집회 주최 측 인사들은 춤을 추면서 “이재명 구속!”, “윤석열!” 등 구호를 선창했고 지지자들은 이를 따라 연호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이들은 “이제 잔치국수 먹으러 가자”, “와이리 좋노” 등을 외쳤다. 한 중년 남녀 6명은 집회 장소 인근 한 건물 야외 휴식 장소에 앉아 캔맥주를 들고 “짠!”을 외쳤다. 이날 집회에 나온 유성기(67)씨는 “오늘 나온 보람이 있다. 정의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양측 감정이 격화하면서 양측 지지자간 충돌도 빚어졌다. 오후 3시 25분쯤 법원 인근에선 진보·보수 진영 유튜버들이 다투는 과정에서 이를 말리는 경찰관을 밀친 50대 후반 남성 A씨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이 대표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상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박종서·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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