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에서 만난 산성, 참 흥미롭군요
매월, 1000m 이상의 함양 15개 명산을 오르는 '초보 등산러의 함양 산행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주간함양 김경민 기자가 직접 함양의 명산을 오르고 느끼면서 초보 등산러의 시각으로 산행을 기록한다. 해당 연재로 천혜의 자연 함양 명산에 흥미를 가지는 독자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 기자 말 <기자말>
[주간함양 김경민]
이처럼 서하면과 안의면의 경계에 위치한 황석산(1192.5m)은 범상치 않은 바위산으로, 아픈 역사와 위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품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산이라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는데, '초보 등산러의 함양 산행일기' 두 번째 산행으로 그 기회가 찾아왔다.
완전한 가을로 접어든 10월 25일 오전 그 역사의 현장을 밟고 오르고자 우리는 서하면으로 향했다.
황석산성 전투는 1597년 정유재란 당시 황석산성에서 왜군에 맞서 싸운 전투로 백성들과 부녀자들까지 참여한 대규모 전투다. 왜군에 맞서 결사적으로 항전했으나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전멸한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황암사에서의 묵념을 마친 뒤 목적지로 향했다. 기후 문제로 일정이 갑작스럽게 앞당겨져 다소 어수선하게 등산 일정을 앞뒀지만, 사당이 주는 엄숙함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산행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황석산에는 다양한 등산로가 있는데 우리는 우전마을 사방댐-황석산성-정상-원점회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전마을 회관에서 들머리인 사방댐까지 약 2km 거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는데 무난한 흙길이 이어졌다.
조심히 돌을 밟으며 오르는 동안 물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다 큰 물줄기와 마주했는데 어느새 피바위에 도착한 것이다.
정유재란 당시 성 안의 남자들이 모두 왜군에게 희생되자, 부녀자들은 절벽에서 몸을 던져 죽음을 택했고, 그때 흘린 피로 벼랑 아래의 바위가 붉게 물들었다. 피맺힌 한이 스며들어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에도 그 흔혈은 남아 있어 이 바위를 피바위라고 한다.
실제로 접하니 사진과 달리 피바위의 붉은 자국은 훨씬 더 선명하게 보였다. 애잔한 마음과 함께 뛰어내린 절벽을 보며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다.
피바위를 지나도 가파른 오르막은 계속됐다. 로프를 잡고 바윗길을 지나는 구간도 나타면서 촬영에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위험한 정도는 아니었다. 산성 터에 도착하기 전이지만 예쁜 배경이 많아 곳곳 카메라를 들이밀기도 했는데, 정상 인근에 가면 이 배경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대표님의 말에 기대감을 갖고 계속해서 올라갔다.
산성 터에 도착하니 평탄한 등산로가 이어졌고, 쉬엄쉬엄 걷다 보니 정상까지 약 400m 정도 남았다. 이 지점부터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며, 이전보다 거친 돌길이 나타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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