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앞둔 현대차, 무뇨스·성김 외국인 사장단 전면에
현대자동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시대를 앞두고 외국인 사장단을 전면에 내세운다. 북미지역 실적을 책임져온 호세 무뇨스(59)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성 김(64) 전 주한 미국대사가 그룹 싱크탱크를 지휘하는 자리(사장)에 앉는다. 현대차그룹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무뇨스 신임 대표는 스페인 태생으로 닛산 북미법인장과 중국법인장 등을 지낸 글로벌 판매·마케팅 전문가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해 미주권역담당(사장),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했다. 2019년 88만대였던 현대차의 북미 판매량은 지난해 108만대로 늘었다. 현대차는 “성과·능력주의, 글로벌 최고 인재 등용이라는 인사 기조에 따라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했다”며 “글로벌 경영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서 현대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성 김(64) 전 주한미국대사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은 올해 글로벌 대외협력, 각국 정책 동향 분석·연구의 고문 역할을 수행했는데, 내년엔 사장으로서 이 분야의 주도적 업무를 맡는다. 그는 트럼프 1기 집권기에 필리핀 대사 등을 역임했고, 2018년 북미 정상회담 땐 사전 준비 단계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도 맡았다. 현대차는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온 인재”라며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영입”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홍보도 총괄하며 그룹 내 싱크탱크 역할 부서 간 시너지 향상도 책임질 예정이다.
미 전기차 보조금 동향 파악 급선무
2기 트럼프 정부에서 현대차그룹이 헤쳐가야 할 과제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건 전기차 보조금이다. 미국은 2022년 8월 발효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IRA를 비판해왔고,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는 공약도 했다. 로이터통신도 14일(현지시간) “트럼프의 감세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으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검토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차기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 같은 세액공제 폐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지난 7월 “보조금을 폐지하면 테슬라에겐 약간의 피해, 경쟁사에겐 치명적인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 초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의 본격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선 트럼프 행정부 동향에 따라 생산량 조정, 공장 개편, 판촉 방식 변화 등으로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발표에선 ‘글로벌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수차례 강조했다. 무뇨스와 성 김을 발탁한 배경을 설명하면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우리가 건강한 체질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었다.
한편 장재훈(60) 현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2020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장 부회장은 앞으로 상품기획, 공급망·제조·품질 관리 등을 관할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밖에 최준영 기아 국내생산담당과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를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최 사장의 승진엔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공로도 포함됐다.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사업추진담당(부사장)은 이 회사 대표를 맡게 된다. 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인 오준동 상무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케피코 대표로 내정됐다. 현대건설에선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대표를 맡는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사장·대표이사로 승진·내정됐다. 현대차그룹은 “12월 중순 후속 임원인사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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