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득표율도, 상·하원도 이겼다…이게 국민이 원했던 상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승리를 “1928년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특히 선거인단 수 확보 뿐 아니라 전국 득표율도 승리한 점, 의회 상·하원을 모두 석권한 것을 강조하며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원했던 상식”이라고 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주최 갈라 행사에서 할리우드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트럼프는 “이대로라면 1928년 대선 이후 전국 투표에서 가장 큰 표차로 승리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28년 대선에선 공화당의 하버트 후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기준 444명 대 87명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는 이날 전국 득표율에서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압도한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첫 임기 때 선거에서 이겼지만, (민주당은) 항상 전국 득표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말해왔다”며 “내가 전국 득표에서도 이겼기 때문에 아무도 그런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하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이겼지만, 전국 득표율에서 45.9% 대 48%로 밀려 '대표성에 한계가 있는 대통령'이란 평을 받았었다. 이날 트럼프가 전국득표율을 내세운 것은 자신의 승리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공화당 역사상 가장 많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를 얻었다”며 “(민주당을 지지하던)미혼 여성도 기혼 여성들과 함께 움직였고, 18~29세 유권자의 50% 이상의 득표를 얻었고,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대선 기간 중 민주당으로부터 ‘극단적 정책’이란 평가를 받았던 자신의 불법 이민자 대책과 성정체성과 관련한 정책 등을 언급하며 “아무도 마약을 거래하는 갱단이 미국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를 원하지 않고, 누구도 남성이 여성의 스포츠 경기에서 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나는 상식적인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선거 승리에 기여한 ‘공신’들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하면서도 민주당 출신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를 가장 먼저 언급하며 “그는 상식이 가득하고 상식이 전부인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존경했고, 우리는 보수적이지만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을 내세우는 동시에, 털시가 탈당한 민주당은 '미국의 상식'과 거리가 있다고 비판하는 모양새였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자신이 승리한 핵심 동력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린 물가와 경제 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 할머니가 사과 3개를 사서 계산대에 놓고는 ‘그 가격이 맞느냐’고 물은 뒤 사과 하나를 냉장에 도로 가져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는 아주 나쁜 일이고, 미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에너지 요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비용을 훨씬 더 많이 절감하게 할 것”이라며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내무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버검)와 함께 또 다른 큰 인물이 놀랍도록 멋진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제시한 물가 안정 대책의 핵심은 석유 등 화석연료 개발이다. 당초 버검은 이를 주도한 ‘에너지 차르’로 지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트럼프는 버검을 이를 총괄할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다른 인사를 지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한 진보 평론가가 ‘당선 이후 짧은 기간 시장이 지붕을 뚫고 올라가는 등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아름다운 빛이 비추고 있다’고 평가한 걸 봤다”며 “내 임기가 5일 또는 6일부터 시작하도록 법안을 바꿔야한다”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외교·안보와 관련해선 “낮은 세금과 강력한 군대를 가진 위대한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동에서 일할 것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매우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취임 이후 첫 과제로 이른바 ‘두개의 전쟁’을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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