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무죄" "이재명 구속해라"…서초동 앞 진보∙보수 갈렸다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일대에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인근에 이 대표의 유죄 선고를 촉구하는 보수 진영 지지자들도 몰리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생겼다.
‘친명계’ 최대 조직으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열었다. 오전 10시가 넘어가자 중앙지검 서문 앞 도로에 이 대표 지지자들이 속속 모였고 이후 2개 차로를 채우기 시작했다. 집회 시작 시간쯤 모인 인원은 200여 명이었다. 진보성향 유튜버 50여 명도 참여했다. 이들은 ‘이재명은 무죄다’, ‘정치검찰 탄핵하라!’, ‘검찰해체’ 등 내용이 적힌 피켓을 손에 들었다. ‘잼칠라(이 대표 별명) 보호 연맹’이라고 적힌 파란 옷을 입은 이들도 있었다. 집회장 한 편에선 이 대표 무죄를 위한 탄원 서명도 진행됐다. 오전 11시 40분 기준 100명 넘는 지지자들이 서명했다.
파란 모자를 쓴 김모(64‧남)씨는 “전남 목포에서 어제 올라와 아들 집에서 묵고 집회에 나왔다. 내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까지 갔다가 내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란색 모자와 상의를 착용하고 파란 풍선을 든 이은지(43)씨는 “전라도 광주에서 왔다”며 “이 대표가 무죄를 받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법원과 검찰청 사이 도로에는 보수 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지지’ ‘재명아! 감방가자’ 등의 플래카드를 들었다. 손바닥만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흔들거나, 트럭에 마련된 무대 위에 오른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점심시간인 11시 30분 무렵에도 준비해온 과일이나 떡 등을 먹으며 자리를 지켰다. 빨간색 상의를 입은 최모(72‧여)씨는 “법원이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침 8시에 집에서 나왔다”며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가까운 거리에 진보‧보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곳곳에선 충돌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법원 앞에 있던 한 보수 유튜버가 “이재명 구속하라! 개딸 꺼져!”라고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지르자 근처에 있던 진보 유튜버가 “모욕죄로 고소하겠다”고 맞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두 사람을 말리면서 소동은 5분 만에 일단락됐다. 오전 11시 30분에도 한 중년 여성이 보수 지지자에게 “개XX들!”이라고 욕설을 하자, ‘순국 결사대’라고 적힌 모자를 쓴 중년 남성이 맞서 욕설을 하면서 싸움이 붙었다. 경찰과 현장에 있던 보수 지지자들이 두 사람을 말렸다.
경찰은 이날 서초동에 약 3000명의 경력을 보내고 집회·시위가 신고된 구역에 펜스를 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서초동 일대에는 경찰 버스 수십여대가 곳곳에 배치된 상태다.
박종서·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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