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첫 부회장 승진‧사상 첫 외국인 CEO…'성과주의' 인사
호세 무뇨스, 현대차 첫 외국인 CEO…글로벌 사업관리 체계 고도화
'재무통'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맡아 정의선 승계 핵심 역할
성 김 고문 사장 영입…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대응
정의선 회장 체제 하의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첫 부회장 승진이 이뤄졌다. 사상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도 탄생했다. 성과에 대해 철저히 보상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는 ‘성과주의’와 ‘실용주의’ 인사 원칙이 반영된 결과다.
정 회장의 승계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재무 전문가의 전략적 배치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대응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인사 영입도 이뤄졌다. 고참급 경영진이 고문 및 자문역으로 물러나고 50대 CEO가 전면 배치되는 세대교체도 단행됐다.
15일 단행된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내정됐다. 승진 일자는 내년 1월 1일부터다. 소속은 현대차 부회장이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완성차 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장 부회장 내정자는 정의선 회장 체제 하의 첫 부회장 승진 케이스다. 2020년 10월 정 회장 취임 당시 현대차그룹 내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외에도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 세 명의 비(非) 오너가 부회장들이 있었지만 차례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룹 총수의 세대교체와 함께 옛 총수의 가신들도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이후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까지 휘하에 부회장을 두지 않고 사장단 경영체제를 유지해 오다 취임 4년차에 첫 부회장 승진을 단행했다.
장재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그동안 지정학 리스크 확대, 제품‧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전략 실행과 기민한 시장 대응, 다양한 수익성 개선 활동 등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대차와 기아로 나뉜 완성차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양사 대표이사 위에 총괄을 두기 위한 포석도 읽힌다. 장 부회장 내정자는 앞으로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면서 현대차‧기아 완성차 사업 전반의 운영 최적화·사업 시너지 확보를 도모하고, 원가‧품질혁신을 위한 기반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이 현대차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도 이번 인사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현대차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도 처음으로 외국인이 CEO를 맡은 케이스다.
무뇨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성과‧능력주의, 글로벌 최고 인재 등용이라는 인사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그는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딜러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을 통해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대비한 인사도 이뤄졌다. 올해 1월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던 성 김(Sung Kim) 고문을 내년 1월 1일부로 사장으로 정식 영입키로 한 것이다.
성 김 사장 내정자는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최고 전문가로,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 왔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대외협력, 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및 연구, 홍보·PR 등을 총괄하면서 그룹 인텔리전스 기능 간 시너지 제고 및 글로벌 프로토콜 고도화에 기반한 대외 네트워킹 역량 강화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정의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재무통 주우정 부사장의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내정도 주목할 만하다. 기아 재경본부장이었던 주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CEO를 맡게 됐다.
주 사장의 역할은 단순한 계열사 대표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역량에 따라 정 회장의 승계작업과 연관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 회장이 지분 11.7%를 가진 계열사로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으로 거론돼 왔다.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등 지배구조상의 상단에 위치한 계열사 지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 사장이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건설 경기가 호전되는 시기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킬 경우 정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사장단은 한층 젊어졌다. 현대건설에서는 1957년생인 윤영준 현 대표가 70년생인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맡는다.
현대트랜시스의 경우 61년생인 여수동 사장이 대표에서 물러나고 68년생인 백철승 부사장이 자리를 채운다. 그는 앞서 세대교체를 통해 CEO의 자리에 오른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과 동갑이다.
62년생인 유영종 현대캐피코 부사장도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게 됐다. 빈 자리는 67년생인 오준동 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이 맡는다. 상무에서 전무를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승진해 CEO까지 맡는 발탁인사다.
이번 인사로 현직에서 물러난 현대트랜시스 여수동 사장, 현대케피코 유영종 부사장,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부사장은 고문 및 자문에 위촉될 예정이다. 60대 CEO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50대 ‘젊은 피’가 그 자리를 채우는 구도다.
보직변동 없이 성과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 승진인사도 있었다.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최준영 부사장과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이규복 부사장은 18일부로 각각 사장으로 승진한다.
최준영 사장은 기아 국내생산담당으로서 노사 관행 개선을 통해 우수한 생산성·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 등 미래차 중심 오토랜드(AutoLand) 전환 전략을 가시화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의 근원적 제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가 이끄는 기아타이거즈가 2024 KBO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한 것도 승진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규복 사장은 글로벌 외부 악재 및 변동성 심화 속에서 이뤄낸 재구 건전성 개선과 시장·고객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미래 E2E(End to End) 종합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설비·거점 투자 확대 등 현대글로비스의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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