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개편안 '사전확정제', '파업촉진제'될 것"

김철관 2024. 11. 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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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

[김철관 기자]

▲ 서울버스노조 시의회 앞 시위 서울시버스노조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서소문 시의회 앞에서 버스 준공영제 하의 사전확정제도를 반대하며 시위를 했다.
ⓒ 김철관
최근 서울시가 오는 2026년 시행을 목표로 서울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500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고 공언했다.

현재 버스회사의 재정지원방식은 운전직 노동자의 인건비와 버스 연료비, 타이어비는 실비로 지급하고 있고, 인건비 중 정비사, 관리직, 노조대표자 임금은 표준정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노선에 대해 재정 지원을 통해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있는 현 준공영제 하의 '사후정산제도(실비정산)'에서, 버스(운수)회사가 자발적으로 수익 창출을 유인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확정제도(표준정산)' 및 '표준단가제도'로의 개편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위원장 서종수) 서울시버스노동조합(위원장 박점곤)은 "현장 목소리를 외면한 일방적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 준공영제도 개편안 발표에 대해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감사가 열린 지난 11일 12일, 서울시 중구 서소문 서울시의회관 앞(덕수궁돌담길)에서 준공영제 제도개편안은 '일관성 없는 서울시의 일방적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집회를 했다. 이어 대학 수능시험일이고 서울시의회 종합행정감사가 진행된 14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침묵시위를 이었다.
▲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위원장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위원장이 14일 오후 노조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 김철관
집회가 끝난 14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버스노조회관 4층 노조사무실에서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관련 인터뷰를 했다.

먼저 박 위원장은 서울시의 '준공영제 개편안'의 핵심은 "서울시민의 대중교통 이용권의 축소"라며 "준공영제 취지하고도 맞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의 준공영제 개편안은 현재의 사후정산제도를 사전확정제 및 표준단가제로 변경해 버스회사에 정해진 금액만 지급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은 자발적으로 경영혁신 및 비용 절감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이다. 수익이 나지 않은 버스노선 및 버스회사는 폐선 또는 폐업으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고, 서울시민의 대중교통 이용권은 축소될 수밖에 없는 일관성 없는 정책이다."

그는 준공영제 개편안대로 시행되면 버스회사들의 인력감축이 현실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시 준공영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 다수 버스회사들이 결국 아낄 수 있는 예산 금액은 인건비 밖에 없기에,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고, 노동자에 대한 징계권 강화가 불 보듯 뻔하다. 사측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임금교섭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고, 노조는 조합원의 인위적 구조조정과 징계권 남발에 대해 헌법상 부여된 노동3권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어 극한 노사갈등과 대규모 노선 감축, 고령 운전자 증가로 인한 피해는 결국 '서울시민의 몫'이 될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의 준공영제 개편안은 버스 노사 모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사전확정제 제도개선을 통해 500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근거나 산식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시민의 이동권에 대해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서울시가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제도개편안은 버스 노사 모두가 반대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그는 "준공영제의 제도 개편은 시민의 이동권과 생존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라며 "버스 노사, 서울시, 전문가 등 관계자들이 참여한 논의기구에서의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버스노조, 시의회 앞 침묵시위 서울시버스노조가 14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소문 서울시의회 앞에서 침묵시위를 했다.
ⓒ 김철관
서울시버스노조는 대학 수능일이고 서울시의회 종합행정감사가 진행된 14일 오전부터 서울시 중구 서소문 서울시의회 주변에서 200여 명의 조합원 및 조합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를 향해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박점곤 위원장은 "서울시의 준공영제 개편안이 현재의 사후정산제에서 사전확정제로 바뀌었기에 2026년 1월부터는 우리가 피 터지게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이렇게 시의회 앞에서 고생을 하며 투쟁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한마다 상의도 없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개편안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님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은커녕 약자를 무시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전현직 관료는 공공연하게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최대치로 해, 그 안에서 버스 노사가 임금인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얘기한다. 표준단가제, 사전확정제의 본질은 예산의 상한선을 정해놓고, 노사가 알아서 싸워 가져가라는 '파업촉진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와 사업주의 일방적 책임회피로 이뤄진 서울시내버스 지난 파업을 두고 오로지 노동조합의 잘못으로 몰고가는 저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분노했다"며 "같은 노동자로서 우리 서울시 버스 노동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한 수많은 시민들이 있다는 사실은 저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 있는 이해관계인들과의 소통과 동의야말로 서울시내버스 정책 성공의 필요 충분조건임을 기억하시기 바란다"며 "설명하고 해명하기 전에 먼저 소통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침묵 집회에는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인 서종수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위원장, 김기철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의장 등도 참석해 연대를 했다.
▲ 서울버스노조 서울시의회 앞 시위 서울시버스노조가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팻말시위를 하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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