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이후 실질적 변화 있나…반복되는 연극계 성추문 [D: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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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이 재직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제자를 성추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연극계에 충격을 줬다.
더구나 박 연출은 지난 2018년 연극계가 미투 운동으로 뜨거웠을 당시, 작품을 통해 쓴소리를 내온 인물로 더욱 충격을 줬다.
6년 전인 2018년 2월 연희단거리패 연극연출가였던 이윤택에 대한 미투를 시작으로 극단 목화를 이끈 오태석 연출, 조민기 배우 등 연극계 예술인에게 쏟아지던 미투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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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이 재직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제자를 성추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연극계에 충격을 줬다. 한예종 징계위원회는 지난 8월 국가공무원법·한예종 윤리강령 교원 실천지침에 의거 박 연출에게 정직 3개월을 의결했다.
박 연출은 정직 기간 중 학교 측에 겸직허가 등의 조치 없이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 경남 밀양 아리랑아트센터 등에서 공연을 열고,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서울문화재단의 자체 기획 시리즈인 쿼드 초이스의 일환으로 연극 ‘겨울은 춥고 봄은 멀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뒤늦게 징계 사항을 인지한 서울문화재단은 이 공연을 취소했고, 사전제작을 위해 지급한 제작지원금도 전액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박 연출은 지난 2018년 연극계가 미투 운동으로 뜨거웠을 당시, 작품을 통해 쓴소리를 내온 인물로 더욱 충격을 줬다. 공연할 예정이었던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 역시 미투로 단죄받은 성추행 가해자 가정의 파멸을 그린 작품이다. ‘브라보, 엄사장’도 남성 중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폭력을 꼬집는 작품이었다.
그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연극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현상에 대해서도 “대학로 극장은 관객이 없어 초토화되고, 국·공립극단의 연극마저 외면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의 잘못을 마치 연극계 전체로 폄하하는 분위기는 사그라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연극계에는 상대를 존중하며 작업을 이어오는 예술인들이 더 많다. 그러나 여전히 그 ‘일부’가 연극계를 좀먹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성폭력 범죄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배우가 출연한 연극 ‘두 메데아’가 보이콧 운동으로 공연을 취소했고, 지난 2022년에도 광주 극단 2곳의 대표와 연출가 등 3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6년 전인 2018년 2월 연희단거리패 연극연출가였던 이윤택에 대한 미투를 시작으로 극단 목화를 이끈 오태석 연출, 조민기 배우 등 연극계 예술인에게 쏟아지던 미투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당시 오태석은 미투 폭로 후 은둔하다 2022년 사망했고, 조민기는 경찰 조사 출석을 사흘 앞둔 2018년 3월 9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윤택은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판결 받았다.
문제는 반복되는 성추문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현재 예술 관련 공공기관 중 예술인 지원금 공모사업, 공연장 대관 사업 지원 자격 제외 대상에 “관련 수사 및 기소 등이 없었더라도, 성희롱·성폭력이 명확히 드러난 자 또는 단체의 경우 위원회를 통해 지원 여부 결정” 항목을 명시한 곳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단 한 곳이다.
먼저 예술인 스스로가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언행을 삼가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공공기관부터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예술인에게 법적 책임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물으면서 연극계가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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