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사이드 ‘1번 배우’ 조우진, 이견 잠재우는 ‘볼륨 연기’ [홍종선의 신스틸러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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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1번 배우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래도 비중을 따지자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려 드는 쪽보다는 묵묵히 작품이라는 수레를 끌고 때로 동료 배우들을 뒤에서 밀기도 하며 다 함께 달리는 쪽에 무게를 둔 배우를 '진정한 1번'이다.
그중에서도 크레딧 제일 처음에 나오는 '1번' 조우진은 '강남 비-사이드' 전체를 아우를 만큼 큰 돗자리를 펼쳐 다른 배우들이 맘껏 연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조우진을 '강남 비-사이드' 1번 배우라 칭한 이유는 이것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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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1번 배우의 역할은 무엇일까.
한 가지로 국한할 수 없고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한 건 작품 전체를 받쳐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렬한 조연이나 빌런처럼 마음껏 자신을 뽐내면 작품 안중에 없이 ‘혼자만 튄다’는 질책이 따르고, 작품 전체의 흐름과 균형에 집중해 자신만의 매력과 실력을 각인시키지 못하면 ‘주연으론 약하다’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래도 비중을 따지자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려 드는 쪽보다는 묵묵히 작품이라는 수레를 끌고 때로 동료 배우들을 뒤에서 밀기도 하며 다 함께 달리는 쪽에 무게를 둔 배우를 ‘진정한 1번’이다.
도드라지는 개성의 배우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듯 보여도 결국 주연이든 조연이든 작품 전체를 보는 안목, 흐름과 균형, 협업의 중요성을 아는 배우들이 여기저기서 불리며 인정받고 오래 살아남는다.
디즈니+ 드라마 ‘강남 비-사이드’(감독 박누리, 각본 주원규·박누리, 제작 사나이픽처스·플러스엠)에는 전체와 부분의 균형을 아는 생명력 좋은 배우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박누리 감독을 위시해 제작진이 캐스팅에 공을 들인 결과, 캐릭터에 걸맞은 배우들이면서 기꺼이 작품을 우선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윤경, 정만식, 정재광, 현봉식, 임성재, 김종수, 문칠성, 류혜영, 김도현, 정기섭, 임현성 등이 배역의 크기와 무관하게 곳곳에서 중심 잡힌 연기를 펼치니 레몬 역의 홍시영을 비롯해 이제 우리가 이름을 알아가게 될 조·단역의 배우들도 안정적으로 연기한다.
그중에서도 크레딧 제일 처음에 나오는 ‘1번’ 조우진은 ‘강남 비-사이드’ 전체를 아우를 만큼 큰 돗자리를 펼쳐 다른 배우들이 맘껏 연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그가 맡은 강동우 형사의 동선을 따라 이야기가 흐르고, 정의감으로 뭉친 강동우의 시선과 판단으로 선과 악이 구분되고, 출세에 연연하지 않기에 권력 서열 앞에 두려움 없는 강동우의 의지와 고군분투가 사건을 해결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뽐내지 않는다. 튀지 않되 촘촘하고 현실감 높은 연기로, 좌충우돌 형사였다가 딸 앞에 쩔쩔매는 아빠였다가 인간미 있는 사람을 순간순간 오가며 ‘역시! 조우진 연기 잘해’ 소리를 부른다.
조우진을 ‘강남 비-사이드’ 1번 배우라 칭한 이유는 이것에 있지 않다.
‘내 식구’는 목숨 걸고 지키는 강남 포주 윤길호로 분한 지창욱이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육탄 연기로 ‘리얼 액션 무비’의 쾌감을 맘 놓고 발산해도 되고, 정가람이 선한 얼굴 싹 지우고 뻔뻔한 잔인함과 끝없는 물욕에 절은 연예인 노준서를 정신줄 놓친 듯 연기할 수 있고, 새롭게 뜨겁고 독특하게 거친 연기를 김형서가 재희(제니)에게 다시 드리워도 좋은 바탕에 조우진이 있다.
묵묵히 맷집 좋은 조우진의 연기가 지창욱이 선사하는 끝내주는 액션 쾌감과 정가람의 180도 변신과 김형서의 검붉은 폭발이 이뤄지는 바닥이 되고, 그 모두를 감싸는 공기가 되고 있다. 1번 배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결과다.
영화 ‘발신제한’에 이어 두 번째로 1번 배우로 대중 앞에 선 조우진. 그가 다시 한번 이견을 잠재우는 호연으로 ‘합격점’을 받은 데에는 그의 두툼해진 체격, 그에 어울리게 도톰해진 볼륨 연기도 한몫하고 있다.
작은 얼굴과 날렵한 체구 탓에 신장이 180cm라는 사실이 가려지곤 하는데, 몸집을 키우니 음성도 표현도 훨씬 중량감 있게 다가온다. 배우에게 있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무게감을 드리우는 일은 중요한데, 연기력이 최우선이고 물리적 신체 조건은 유리한 조건이 된다. 몸집마저 키운 배우 조우진의 내일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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