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쏟아져?"…동물밀수에 한국도 무방비

서지영 2024. 11. 1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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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속옷과 담뱃갑 등에 도마뱀과 거북, 전갈 등을 숨겨 밀수입한 일당이 검거되면서 한국도 더이상 밀수입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외래생물 밀수 특별단속'을 벌여 도마뱀·거북·전갈 등 1865마리를 밀수한 14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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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생물 1800여마리 밀수한 일당 적발
30만원에 사 400만원에 팔기도
속옷·담뱃갑 등에 숨겨 밀반입
담뱃갑에 숨긴 뱀. 인천공항세관 제공

인천공항에서 속옷과 담뱃갑 등에 도마뱀과 거북, 전갈 등을 숨겨 밀수입한 일당이 검거되면서 한국도 더이상 밀수입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외래생물 밀수 특별단속'을 벌여 도마뱀·거북·전갈 등 1865마리를 밀수한 14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밀수범들이 들여온 생물은 시가 19억원에 달한다.

세관이 압수한 외래생물 중에는 국제 멸종위기종(CITES 1급)인 코모도왕도마뱀, 에메랄드 트리 보아뱀 등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희귀종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은 전 세계 개체 수가 5000마리가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종이다. 국내에 공식 수입된 기록은 없으며 밀수 적발은 이번이 최초라고 세관은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22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하면서 해당 외래생물을 운반책 속옷,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숨겨 수십 회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범 2명은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공짜 해외여행을 미끼로 주변 지인을 포섭해 운반책으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광효 관세청장이 8월 7일 멕시코발 여행자가 입국하는 새벽 시간대의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자의 수하물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한 국제 멸종위기 동물을 온라인 카페와 전문 파충류 가게에 판매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취했다. CITES 1급 버마별거북의 경우 태국에서 30만원가량에 구매해 국내에서 12배 불린 40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국제 멸종위기종 등 외래생물 밀수 행위는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앞으로도 외래생물의 불법 반입을 국경단계에서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압수된 야생동물들은 관련 시설과 인력을 갖춘 국립생태원에서 보호 중이다.

앞서 지난해 3월 베트남에서는 코끼리 상아 밀반입이 성행하자 당국이 나서서 단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당시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북부 항구도시인 하이퐁시 당국은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선적된 컨테이너에서 7t 물량의 코끼리 상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를 거쳐 들어온 컨테이너는 땅콩이 실린 것으로 세관에 신고됐다. 같은 해 2월에도 해안경비대와 세관은 하이퐁 항구에서 코끼리 상아 500㎏을 압수한 바 있다. 코끼리 상아는 나이지리아에서 실어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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