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에 내년 예상밴드 하단 아래로…증권가 신뢰도 저하 우려

황인욱 2024. 11.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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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쇼크, 증시 파급력 예상 밖 전개
연준 통화정책 완화 따른 낙관론 반영
삼전 반등 가능성 전망 등 괴리 ‘확대’
코스피가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를 벗어나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증시의 약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전개되며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정치적 파급력을 낙관적으로 내다본 결과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대한 신뢰도 저하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미국 대선일인 지난 5일(현지시간) 이후 전날(6~14일)까지 6.13%(2576.88→2418.86) 급락했다. 지수는 최근의 하락세로 내년도 코스피 예상밴드를 제출한 13개 국내 증권사의 하단 평균치(2391.61)에 근접하고 있다.

지수는 일부 증권사 예상밴드의 경우 하단 아래로 내려갔다. 신한투자증권(2600~3100)과 메리츠증권(2600~3050), 유진투자증권(2575~3040), LS증권(2450~3000)의 내년 예상밴드를 하회했고, SK증권(2416~3206)과 키움증권(2400~3000), 신영증권(2400~2940), 흥국증권(2400~2800) 등에도 근접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전망한 한국투자증권(2300~2800)과 한화투자증권(2300~2800), 교보증권(2300~3000), NH투자증권(2250~2850), DB금융투자(2100~2800)의 예상밴드 하단과는 괴리가 있으나 공포 심리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 연말 증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년 예상밴드 하단이 현 주가와 크게 차이나지 않게 제시된 데에는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파급력을 전제하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이 가져다 줄 긍정적 효과에 주목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 예상에 따른 내년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도 예상밴드 하단을 현 지수 대비 낮게 형성하지 않은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례로 A증권사의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대선 결과가 후순환적 투자 유입을 가져오고 중국의 부양책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B증권사는 경우 내년 하반기 통화완화 정책 지속으로 경제 전반에 저금리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고 C증권사는 내년 하반기 유동성 효과와 이익 모멘텀 개선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전까지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전개될 것이란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최근 증시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반등에 나서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시되고 있는데 반도체주의 약세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분석과 시장 상황 간 괴리율이 심화되고 있어 신뢰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재차 제기된다.

시장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인식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 대선 이후 6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 평균은 8만8500원이다. 이들은 대선 결과를 알고도 직전 목표가를 유지했고 투자의견도 ‘4.0(매수)’을 유지했다.

증권가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전거래일 대비 1.38%(700원) 내린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4만원대에 거래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펜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6월15일(4만9900원)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대선이 있는 해는 시장 분석이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면서도 “연간 전망 보고서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매해 지적이 이어져 오고 있는 만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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